소비자 생활환경 맞춤형 기능 탑재, 음성인식 경쟁도 예고
[뉴스핌=최유리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소비자의 사용 습관과 생활 환경을 학습해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는 인공지능(AI)으로 올해 에어콘 경쟁을 펼친다.
25일 삼성전자는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설명회를 갖고 2017년형 '무풍에어콘'을 선보였다. 신형 무풍에어콘은 AI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집안 환경 변화에 따라 사용자가 어떻게 에어콘을 조절하는지 학습해 자동 냉방 운전을 실행한다.
최구연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무는 "지난해 열대야가 지속됐을 때 수면 중 에어콘을 켰다, 껐다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똑같은 온도라도 사용자마다 다르게 느끼기 때문에 외부 환경과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모두 이용해 최적의 냉방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무풍에어콘은 미리 설정된 초기값에 따라 구동된다. 이후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 이용 데이터를 쌓아 맞춤형 기능을 제공한다.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기능의 정확도는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무풍에어콘 판매 목표를 100만대로 잡았다. 국내에선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제품을 각각 30만대씩 팔고, 해외 시장에선 새로 추가한 벽걸이형 에어콘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지난주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품 론칭 행사를 시작으로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를 본격 공략한다.
<2017년형 무풍에어콘=삼성전자> |
앞서 LG전자는 '휘센 듀얼 에어컨'에 AI 기술 '딥 씽큐'를 적용해 선공에 나선 바 있다. 일주일 차이로 신제품을 내놓으며 연간 판매량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겨울 시즌을 공략한 모습이다.
딥 씽큐 기반의 '스마트 케어' 기능은 사람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과 그렇지 않는 공간을 스스로 구분한다. 탑재된 50만장 가량의 실내 데이터와 카메라로 촬영한 사용자 정보를 통해서다.
실내 정보를 비교·분석한 제품은 냉방 공간, 냉방 모드 등을 알아서 결정하고 동작한다. 실내 온도와 습도가 적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에어콘 시장의 똑똑한 바람 경쟁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삼성과 LG 모두 에어콘에 음성인식 기반 AI 탑재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에어컨뿐 아니라 가전 전반으로 '비브랩스'의 음성인식 AI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 초창기 개발진으로 구성된 비브랩스를 인수한 바 있다.
김민경 삼성전자 개발팀 상무는 "관련 기술 적용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기 자체에 음성인식 기능을 넣거나 아마존 에코와 같은 제3자 기업(서드파티)의 허브를 사용해 제품과 연동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AI와 음성인식 기능을 융합해 보다 진화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경우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학습해 가전제품이 알아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전략 방향이 맞는 곳이면 AI 기술 업체와 M&A(인수·합병)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생활가전 전반에 음성인식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아마존의 알렉사 등과 연동한 플랫폼 구축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휘센 듀얼 에어콘=LG전자> |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