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정부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고자 대규모 자금 지원을 검토 중이다.
15일(현지 시간) 인도 비즈니스 타임스(BT)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은 13일 연방하원에 출석해 글로벌 위기로 인한 경제적 악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62억 달러(약 9조 2764억 원) 규모의 '경제안정화기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타라만 장관은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대규모 공급망 차질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는 연간 원유 수요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경제안정화기금이 인도에 세계적인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적 여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관은 이어 "이는 재정 건전화 로드맵에서 벗어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경제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게 해준다"며 추가 세출 예산안의 일환으로 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경제안정화기금 조성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정부가 유가 상승 충격에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나온 조치라고 BT는 지적했다. 인도 정부는 경유 및 휘발유 가격을 동결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있으며,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이후 추가 공급량을 확보함으로써 에너지 수요 및 무역 수지 부담이 완화됐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인도 정부 관계자들은 정부가 경제안정화기금 조성 외에도 이란 전쟁으로 인한 무역 차질의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행했던 것과 유사한 수출 업체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타라만 장관 또한 경제안정화기금 조성과 함께 수출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도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업체 해외 판매 수익의 본국 송금 기한 연장, 은행 단기 자금 조달 규정 완화, 대출자금 상환 유예 등이 논의되고 있으며, 다만, 이들 지원책은 중동 무역에 의존하는 수출 업체에 국한되고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상공부는 재무부 등 관련 부처와의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인도는 심각한 충격을 받고 있다. 세계 3위의 원유 수입국인 인도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전체 원유 수입량의 40%가량을 조달해 왔다. 뿐만 아니라 인도의 대(對)걸프국 수출품의 대부분, 인도 전체 수출액의 약 14%가 이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일부 글로벌 해운사들은 해협 상황 등을 감안해 인도에서 출발해 미국과 유럽, 남미로 향하는 화물 운송비를 내달 1일부터 두 배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이미 타격을 입은 인도의 소규모 수출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주요 무역 및 에너지 수송로의 차질을 이유로 인도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7%에서 6.5%로 하향 조정했으며, 물가상승률 4.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