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트레이더, 세금 인하 포함 트럼프 공약 주시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주요 통화에 대해 약 14년래 최고치까지 오른 달러화의 향방이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과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로 급등한 달러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 이행 여부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의견이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달러화의 등락을 결정할 변수가 상당수에 이르지만 기업 법인세 인하가 실제로 이행될 경우 달러화가 20%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는 최근 6개월 사이 8%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특히 지난달 8일 대통령 선거 이후 상승률이 약 6%에 달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승리가 경제성장률과 금리인상 기대감을 높이면서 달러화 상승을 부추겼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향후 달러화 움직임 역시 미국과 주요국의 금리 차이와 성장률에 달린 것으로 보이지만 이 밖에 국제 무역과 세금 인하 등 정책 변수들이 작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글로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환시 트레이더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20%로 낮추는 한편 해외 이익금의 환입에 부과하는 세금을 대폭 떨어뜨린다는 공약이 이행될 때 달러화에 강한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씨티그룹은 세금 인하가 단행될 때 달러화가 이론상 20% 추가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을 포함한 교역 상대국들의 환시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때 달러화가 1980~1985년 사이 50% 이상 치솟았던 랠리를 재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씨티그룹은 투자 보고서를 통해 유로/달러 환율이 패러티까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90센트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달러/엔은 125엔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마크 챈들러 외환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인해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추세적으로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달러/엔이 125엔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BNP 파리바 역시 내년 초 달러화의 약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다수의 상승 촉매제를 제공하면서 강세 흐름을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달러화의 상승 폭은 전세계 주요국의 무역 및 환율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이 트럼프 당선자의 세금 인하 및 재정 부양 공약의 시행 시점 및 성공적인 실행 여부를 앞으로 주시할 것이라고 BNP 파리바는 내다봤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주요 통화 가운데 달러화의 상승에 대한 저항이 가장 미약한 상황”이라며 “미국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탈동조화만으로도 달러화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달러화 강세가 오히려 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니엘 클리프턴 스트라테가스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달러화 강세로 인해 트럼프 공약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흠집을 내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달러화 상승 폭과 속도를 통제하지 않을 경우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촉발시키는 한편 수출 경기를 강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