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이코노믹스 "유로가 엔보다 더 취약 통화"
[뉴스핌=김성수 기자] 글로벌 기축통화 내에서 최근 추세의 분기가 이루어질 것이란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미국 달러화 가치가 지나치게 올랐다며 지금이 달러를 매도해야 할 시점이라고 투자은행(IB) UBS의 아시아 자산배분 책임자가 진단했다. 또 캐피탈이코노믹스의 분석가는 앞으로는 엔화 보다 유로화가 취약한 통화가 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아드리안 취리허 UBS 아시아 자산배분 부문 책임자는 미국 CNBC뉴스와 인터뷰에서 달러가 지난 4년간 강세를 지속한 결과 주요 10개국(G10) 통화대비 고평가됐다고 주장했다.
달러가 유로 대비로는 15~20%, 엔화에 대해서는 30% 가량 고평가됐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최근 5년간 유로/달러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달러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103.65로 오르면서 2002년 12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취리허는 내년 유럽과 일본도 미국처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시작할 수 있고, 미국의 재정적자 부담도 커지면서 달러 값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일본의 물가가 오를 것"이라며 "이들 중앙은행이 양적완화(QE)를 줄인다면 유로와 엔 가치가 오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의 재정부양으로 미국 재정적자가 커지면 달러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에 두 차례 금리를 올리는 소식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이 없다면 달러 값이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로가 엔화보다 더 큰 폭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통화선물 시장에서 엔화 값이 달러대비 115.8엔에 거래되고 있어, 현물환율의 117.6엔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로 값은 통화선물 시장에서 1.06달러에 거래 중으로, 현물환율의 1.04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존 히긴스 캐피탈 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유로 가치를 더 큰 폭 떨어트릴 것"이라며 "일부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엔화로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시장에 반영된 것보다 금리를 더 많이 올릴 것"이라며 "반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상당 기간 동안 통화부양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