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자본 유출 및 위안화 하락 악화 예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위안화가 연간 기준 20년래 최대 하락을 연출하는 가운데 자본유출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에 ‘발작’을 일으켰던 자본 유출이 재연될 경우 시장 충격과 함께 중국 인민은행의 자산 매각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투자자들은 달러화 자금 확보와 달러 자산 투자 상품 가입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 |
19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692억달러의 자금이 중국에서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평균 50억달러 선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월가는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1분기까지 자본 유출과 위안화 하락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CEB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의 바니 램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달러화의 강세와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올해 자본 유출과 위안화 급락을 차단하기 위해 달러화 자산을 대규모로 팔아 치웠다. 이 때문에 지난 10월 중국은 1조1200억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해 1조1300억달러를 보유한 일본에 미국 최대 채권국 자리를 내줬다.
중국 인민은행(PBOC)에 따르면 지난 11월 외환보유액은 3839억위안(550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8월 이후 중국에서 이탈한 외화는 총 1조10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골드만 삭스는 이날 투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수개월 사이 중국의 자본유출이 다시 속도를 내는 조짐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달러화 자산을 매입하는 데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위안화의 추가 하락을 예상한 움직임이다.
최근 중국초상은행이 상하이에서 연 2.37%의 이율을 제공하는 달러 자산 투자 상품이 판매 개시 후 60초 이내에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달러화 자산 투자 상품에 대한 중국 투자자들의 뜨거운 수요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해석이다.
위안화를 달러화로 환전하는 투자자도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상하이의 한 증권사 영업점 매니저는 익명을 요구한 인터뷰에서 “다수의 투자자들이 뚜렷한 계획이나 목적 없이 위안화를 달러화로 바꾸고 있다”며 “위안화의 추가 하락에 대한 헤지와 대응이 투자자들 사이에 가장 커다란 현안”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