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방어의지" vs. "달러 강세 추세" 팽팽
[뉴스핌=김은빈 기자] 달러/원 환율이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1200원을 찍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과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이후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결과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1200원대에 안착할 수 있는지,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팽팽하게 맞섰다. 1200원대에 안착하기 만만치 않을 거라는 의견과 달러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아 전고점인 1240원까지 열어둬야한다는 의견이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을은 전날보다 5.20원 오른 1199.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200.4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3월11일 1210.3원(장중 기준)을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 거래량 적은 연말이라 일시적...당국 방어의지도 강해
일각에선 장중 1200원 터치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연말이라 매매에 참여한 기관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적은 물량의 거래만으로 이뤄진 결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강달러 분위기이긴 한데 원화가 다른 통화들보다 특별히 약세를 보이는 것 같다”며 “별다른 재료가 나오지 않고,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 수급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장선상에서 1200원대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시각이 나온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주 내내 환율이 움직이는 요인은 수급”이라면서 “일시적인 수급요인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어도, 1200원을 뚫고 넘어선 레벨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국의 방어 의지도 근거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강한 현 상황에선 1200원을 막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며 “1200원을 일시적으로 넘는 건 가능해도 금방 다시 무너지는 식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B은행의 딜러도 “현 상황이 1200원을 넘어갈 분위기는 아니고, 당국에서도 구두로 개입을 하고 있다”며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뚫고 넘어가겠지만, 올해 안에는 1200원에 안착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라 말했다.
◆ 심리적 저항선 붕괴...다음은 1240원
<자료=코스콤> |
반면, 1200원대에 안착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1200원이란 큰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김상훈 KB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1200원은 빅피겨라는 인식이 있는데, 보통 빅피겨가 한번 돌파되면 그때부터는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근거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내년까지는 달러강세-원화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1200원에 대한 저항이 있겠지만, 달러강세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진다면 1200원은 쉽게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C은행의 딜러는 “레벨에 대한 경계감으로 1190원대로 다시 내려오긴 했지만 1200원 안착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의 정책을 봐야겠지만, 현 상태에서는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강달러가 지속될 것”이라며 “1200원이 넘어선다면 그 이후 심리적 저항선은 1240원으로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원 환율은 올 2월28일 연고점인 1238.80원을 기록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