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문턱 높아져…中企 3개중 1곳 "자금 사정 나빠져"
[뉴스핌=한태희 기자] 저축은행을 포함해 비은행권으로 분류되는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비은행권 대출 이자율이 은행보다 2배 높은 것을 감안하면 중소기업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3개 중 1곳은 올해 자금 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기중앙회가 제조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금융 이용 및 애로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중소기업의 비은행금융기관 자금 활용 비중은 7.5%로 전년대비 6.6%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중소기업 100개 중 1곳만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권에서 돈을 빌렸다면 올해는 7곳으로 늘었다는 얘기다. 이는 중소기업의 대출 이자율 부담이 커졌음을 암시한다. 비은행권 대출 이자율이 은행 이자율보다 약 2배 높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 10월 기준 상호저축은행 기업대출금리는 7.45%다. 반면 예금은행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절반인 3.61%였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은행의 대출 심사 강화로 중소기업의 비은행 금융기관 활용이 늘었다'며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높아졌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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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중소기업중앙회> |
실제로 중소기업은 올 들어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중소기업 32.6%는 올해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답했다. 이들은 자금난을 겪는 요인으로 판매부진(43.9%), 영업이익 감소(32.7%), 판매대금 회수 지연(19.4%), 제조원가 상승(7.1%)을 꼽았다.
아울러 중소기업은 신위탁보증제도 도입을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제도는 신용보증기금 등 공적 보증기관에서 10년 넘게 장기보증을 받은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 심사와 발급은 은행에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중소기업은 은행이 자칫 중소기업의 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대출 이자율을 올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은행이 자신의 수익만을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히 줄이지 않도록 금융 당국의 감시와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新 위탁보증제도를 내년 초부터 시행할 경우 당초 목적과 달리 우량기업 자금공급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피해방지대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한 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