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디자인ㆍ자율주행 등 첨단 신기술ㆍ30년 전통의 브랜드 파워…현행 그랜저 내수 비중 83%
[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프로젝트명 IG)가 내수 부진에 파업 장기화, 품질 논란 등 현대차의 악재를 털어내고 반전의 주역으로 떠오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언론 대상으로 신형 그랜저를 첫 공개하고, 사전 계약 등 본격적인 마케팅에 착수한다. 현대차는 내달 15일 신형 그랜저를 출시할 방침이다.
6세대인 신형 그랜저 디자인은 제네시스 G80을 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그랜저 동호회 및 보배드림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신형 그랜저로 추정되는 스파이샷(위장막을 덮은 테스트 차량)이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앞모습에서 라디에이터 그릴 및 LED헤드램프 등이 G80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국내 선보인 제네시스 브랜드가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이 첫 번째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와 함께 신형 그랜저는 자율주행 기능 등 첨단 신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기능은 운전자의 조작 없이 주행 중 가감속과 스티어링휠을 자동차가 제어하는 기술이다. 제네시스 EQ900와 G80에 이 같은 기술을 구현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DAC)이 달려 있다.
‘그랜저’라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흥행의 ‘보증수표’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랜저는 국내외에서 30년간 판매돼왔기 때문이다. 미국 등 해외에서 아제라(Azera)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랜저는 지난 1986년 첫 출시 후, 5세대 모델까지 선보인 현대차의 간판 모델이다. 그랜저 1세대부터 현행 5세대 모델의 총 판매량은 약 185만대다. 이 때문에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단적으로, 현행 그랜저는 2011년 출시 이래 지난달까지 전 세계 57만여대 판매됐다. 이 가운데 내수 비중이 무려 83%인 47만여대다. 국내 소비자가 그랜저를 키운 셈이다. 현대차가 국내 소비자와 시장에 대해 곱씹어봐야 하는 대목이다.
신형 그랜저 예상도<사진=네이버 그랜저IG 공식 동호회 카페> |
신형 그랜저의 성패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는 최근 현대차의 악재 탓이다.
현대차의 올들어 9월까지 누적 내수 판매량은 48만2663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지난 6월 종료되자, 7월부터 위축되기 시작했다.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와 국내에서 이어진 리콜 등 품질 문제도 신뢰도를 갉아먹었다.
그럼에도 불구, 업계에서는 신형 그랜저가 준대형차 시장에서 독주 중인 기아차 신형 K7의 기세를 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형 K7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4만1914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한 규모다. 기아차 승용 모델 가운데 1위인 모닝 다음이다. 그랜저는 3만9975대에 그쳐 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쟁 차종인 한국지엠의 쉐보레 임팔라는 9790대, 르노삼성차 SM7은 5413대 순으로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가 현대차의 올해 내수 부진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판매 가격과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아야만 해외 판매도 원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