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이 유가 변동을 제외하면 최근의 물가가 당초 예상했던 경로에 부합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경직적⋅신축적 물가의 움직임과 시사점’ 자료를 통해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료 한시 인하 등 규제가격 요인과 저유가로 인해 최근 예상보다 저물가가 이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료=한국은행> |
한은은 최근 저물가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물가 변동을 경직적 물가와 신축적 물가로 구분해 분석했다. 경직적 물가란 현재 경제상황에 따라 가격을 바꾸기보단 향후 물가 변동을 예측해 한번씩 조정하는 품목들로 구성돼 있다. 음식점의 메뉴 값이 대표적이다.
신축적 물가란 경제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신축적인 물품들로 구성돼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변경이 용이한 경제주체의 경우 경제여건 변화에 대응해 신속하게 가격을 조정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유가에 따라 값이 변하는 공업제품, 농축수산물, 집세 등이 포함돼 있다.
한은이 2001년부터 2016년 7월까지 두 요인을 구분해 조사한 결과, 경직적 물가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2011년 중에는 당시 물가목표였던 3%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2012년이후에는 2% 내외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긴축적 물가와는 달리 신축적 물가는 시시때때로 변화는 경기상황을 잘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도 더 높다.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던 2015년 초기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료=한국은행> |
다만 경기에 민감한 신축적 물가도 석유류를 제하고 보면 그 흐름이 안정적이었다.
이지호 조사국 물가분석부 물가동향팀 팀장은 “2016년 1~7월 사이 석유류 가격 하락으로 신축적 물가 상승률도 1.0%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저유가 영향을 제외할 경우 해당기간 신축적 물가의 평균 상승률은 2.0%였다”고 설명했다.
물가 오름세가 한은의 예상경로에 들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최근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석유류가격 변동에 크게 기인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사라지면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경직적 물가와 신축적 물가는 통화정책 수행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보고서를 마무리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