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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신은 왜 팽(烹)당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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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당나라의 유우석이 '전략과 용병술이 일세를 호령하였다'고 우아하게 표현한 바와 같이 한신은 당세에, 어쩌면 중국의 전 역사를 통틀어서도 비할 바 없는 군략의 천재였다. 유방의 막하에서 그를 도와 항우를 멸하고 천하를 유방에게 가져다 준 데에 그와 비견될 만한 공을 세운 사람은 거의 없으며, 아마 유방이 언급한 세 공신 중 나머지 두 명, 장량과 소하 정도만이 공적에 있어서 그와 필적할 것이다. 그런데 기량과 공훈의 양면에서 한신은 최고였음에도 불구하고 천하가 평정된 이후 그는 유방의 묵인 하에 여후에게 모살되었다. 한신은 왜 팽(烹)당하였는가? 이 글은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기 위한 것이다.

홍정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사진=화우]

한자오치는 그의 저서인 '사기 교양강의'에서 한신이 유방의 미움을 산 이유를 몇 가지 나열한다. 한신이 제나라를 멸한 후 멋대로 제나라 왕위를 승인해 달라고 유방에게 조른 일, 고릉 전투에 참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다가 영토를 주겠다는 언약을 받고서야 뒤늦게 참전한 일,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방보다 자신의 역량을 우위에 두고, 이를 적나라하게 유방에게 표현한 다다익선(多多益善)의 고사. "이상 세 가지는 어떤 제왕도 용납할 수 없는 언행입니다. 그렇다면 한신이 마냥 억울하게 죽은 것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한신의 이러한 일화들을 읽으면서 한신이 자기과시욕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한신은 소하의 천거에 의해 유방에게 발탁되기 이전에도 자신의 기량의 크기를 스스로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한신은 자신의 대장군 취임 연설에서 항우의 기질에 대해 놀랍도록 예리하게 통찰한 후 천하의 형세를 분석하여 천명과 민심이 유방에게 있음을 역설하는데, 명나라 왕세정은 이러한 한신의 통찰에 비견할 만한 것은 제갈량이 융중에서 유비에게 말한 천하삼분지계 뿐이라고 극찬한다. 그러나 그는 젊어서는 불량배의 가랑이 사이를 기었고, 항우의 막하에서는 말직에 머물렀으며 유방에게 와서도 한동안 그러하였다. 한신의 기량은 천하를 뒤덮을 정도였고 한신 자신도 이를 잘 알고 있었으나 그에게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으니 한신은 얼마나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싶어하였을까?

한신이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하였다는 것은 사마천이 '사기' 회음후열전에서 기술하고 있는 유명한 일화, 즉 한신이 초나라 왕으로 봉하여진 후 젊었을 때의 치욕을 잊지 않고 자신을 가랑이 사이로 지나가게 했던 불량배를 불러 초나라의 관료에 임명한 일화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날 과인이 어떻게 되었는지 다들 보았는가?"고 거들먹거린 한신의 말에서 드러나듯이, 한신은 복수의 방식조차 자신의 기량을 드러내기 위하여 선택했다.

한신은 자신의 광채를 감추지 않았고 겸손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다익선의 고사에서 보듯이 한신은 자신의 주군인 유방 앞에서도 자신의 기량이 유방보다 우위에 있음을 거리낌없이 직설적으로 말하였다. 한신은 실제로도 자신의 자신감을 정당화할 만한 일신의 재능을 갖추었기에 유방은 한신을 두려워했고, 유방이 가졌던 그 두려움이 천하를 얻은 후에 한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한신의 자기과시가 그를 죽였다는 점은 장량과 대조해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한신과 장량은 유방이 패업을 달성하는 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두 사람이며 그 재능은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것이다. "막사에 앉아 전략을 짜고 천리 밖에서 승부를 결정한다."는 유방의 장량에 대한 촌평은 장량의 위대함을 간결하게 요약한다. 재능과 공적에 있어서 엇비슷하였던 두 사람이었는데 어째서 한신과 달리 장량은 천수를 누렸는가? 장량의 처세가 그를 살렸다. 장량의 처세에 대한 한자오치의 촌평은 이렇다. "조언을 하거나 건의하는 경우, 장량은 대개 유방이 먼저 물어야만 입을 열었습니다. 혹은 다른 사람이 먼저 말을 꺼내도록 하고 장량은 상황을 봐 가면서 보충할 것이 있는지 결정했습니다. 요컨대 장량은 신중했으므로 행동은 느렸지만, 일단 행동하면 반드시 성공했습니다. 또한 조언하거나 건의할 때도 적정선에서 그치고 말았지, 유방의 심기를 건드릴 정도로 끝까지 밀어붙인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장량이 살아남은 이유는 여럿 있을 것이다. 장량은 애초에 필생의 목적이 자신의 조국인 한(韓)나라를 멸망시킨 진나라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었기에 그 이외의 목적, 그러니까 부귀공명에는 초연하였다. 이는 모든 전쟁이 종결된 후 유방이 장량에게 논공을 통하여 제나라 땅 3만 호를 부여하자, 이를 사양하고 유(留) 땅 3천 호에 만족한 점에서도 드러난다. 그리고 장량은 군대를 직접 지휘하여 전쟁을 수행한 한신과는 달리 책사였기 때문에 수중에 직접적인 병권을 쥐지 아니하였다는 점에서 유방을 위협할 요소가 적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한신과는 달리 자신을 내세워 과시하지 않는 장량의 태도가 장량을 통일 이후의 숙청기에 살아남게 한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한신은 유방을 배신할 마음이 없었던 것같다. 사마천은 회음후열전에서 한신이 괴통의 독립 권유를 거부한 내용을 자세하게 기술함으로써 한신에게 죄가 없음을 변호한다. 한신은 자신을 등용하여 능력을 마음껏 펼치게 해준 유방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으며 공훈을 세워 제후왕에 봉하여지는 정도로 만족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한신의 최종적인 목표가 그 정도였다면, 그러니까 지존의 자리가 아닌 제후의 위치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면 그는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기량을 감추고 겸양의 미덕을 발휘했어야 했다. 자신을 거리낌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일신의 재능뿐만 아니라 지위까지도 합당한 위치에 있는 사람뿐이다. 사마천 역시 "만약 한신이 도리를 배우고 겸양의 미덕을 발휘하여 자기를 공을 과시하지 않고, 자기의 재능을 과신하지 않았다면, 그가 세운 공은 아마도 주나라 천 년 왕조의 기틀을 마련한 주공(周公), 소공(召公), 태공(太公) 등이 세운 공훈에 비견되어 후세들로부터 혈식(血食)을 받아먹으며 받들어졌을 것이다."고 한신의 과오를 냉정하게 평가한다.

다만 한신의 기량은 비할 바 없이 거대했으므로, 한신이 자신의 재능을 과대평가하였다는 촌평은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한신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가 가졌던 목표가 그의 기량에 비해 작은 것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재능이 야망에 미치지 못하면 스스로 무너지고, 야망이 재능에 미치지 못하면 배척된다.

 

홍정모 변호사

· 2023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경영전문석사)

· 2016-현재 법무법인(유한) 화우

· 2016 제5회 변호사시험 합격

· 2016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2010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 2002 한영고등학교

[뉴스핌 베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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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어려운 췌장암 AI로 조기 진단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 알리바바가 개발한 AI 솔루션이 췌장암 조기 진단을 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은 발견하기가 극히 어려운 암으로, 보통 말기에 발견된다. 때문에 췌장암은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10%에 불과하다. 중국의 AI 솔루션이 중국의 한 병원에서 시범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췌장암 조기 발견 사례가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중문판이 6일 전했다. 알리바바가 개발한 이 솔루션의 명칭은 'PANDA(인공지능 췌장암 검사 시스템)'이다. 촬영된 CT 영상을 AI가 판독해 췌장암 확진을 결정하는 소프트웨어다. PANDA는 중국 내 여러 병원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중 한 곳은 닝보(寧波)대학 인민병원이다. 닝보대학 인민병원은 2024년 11월 PANDA를 도입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PANDA는 18만 건 이상의 복부 혹은 흉부 CT를 분석했고, 이를 통해 20건 이상의 췌장암을 발견했다. 이 중 14건은 조기 진단이었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될 경우 수술을 통한 제거가 가능하다. 한 환자의 경우 복부 팽만감과 메스꺼움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CT를 촬영했으며, 췌장 전문 검사를 받지 않았지만,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현지 의사는 "PANDA의 식별이 없었으면 결코 췌장암 판정을 못 하는 상황이었으며, PANDA로 인해 환자의 췌장암이 조기에 발견됐고 수술을 통해 완치될 수 있었다"며 "AI가 환자의 생명을 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직은 오차율이 비교적 높은 상태다. PANDA는 그동안 1400건의 스캔 영상에 대해 췌장암 가능 경고를 했다. 전문의들은 이 중 300개에 대해서만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300명의 환자는 재검사를 받았다. 이 중 20여 건이 췌장암으로 판정받았다. PANDA를 개발한 곳은 알리바바 산하 다모(達摩)연구소다. 연구소의 베테랑 알고리즘 전문가는 2000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의 CT 영상을 취득해 방사선 전문의들에게 병변 위치를 수작업으로 표시하도록 요청했다. 그리고 결과물을 AI 학습으로 훈련시켰으며, 이를 통해 PANDA는 선명도가 낮은 CT 이미지에서도 췌장암을 식별할 수 있게 됐다. 알리바바의 PANDA는 지난해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의료 기기로 선정됐다. 해당 제도는 성능이 뛰어난 의료 기기의 경우 임상 시험 기간을 단축시켜준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교수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보다 PANDA가 의사들에게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PANDA와 같은 솔루션은 지방 병원이나 진료소의 유용한 보조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병원 자료사진. [신화사=뉴스핌 특약] ys1744@newspim.com 2026-01-0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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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북극항로 첫 시범운항 [부산=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해양수산부가 올해 북극항로 개척에 본격 나선다. 오는 8월 말에서 9월 중 컨테이너선(3000TEU급)을 투입해 시범운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시범운항에 참여할 선사 및 화주를 모집해 선정할 방침이다. ◆ 북극항로 개척 원년…첫 시범운항 주목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직무대행(차관)은 지난 5일 부산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새해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오는 9월 전후에 시범운항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3000TEU급 컨테이너선이 대형에 비하면 작다고 할 수 있지만,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중국이 지난해 운항한 선박도 4000TEU급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성범 해양수산부 장관직무대행(차관)이 지난 5일 부산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해 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2026.01.06 dream@newspim.com 김 대행은 "시범운항을 위해 올해 상반기 중에는 선사와 화주를 선정할 예정"이라면서 "시범운항이라는 면에서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선사가 선정되면 선사가 희망하는 게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서 잘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신청사 건립과 관련해서는 "내년 예산에 (신청사)설계비를 반영할 예정"이라면서 "내년부터 구체적인 (청사 건립)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N해양총회 개최지와 관련해서는 "개최도시 선정은 UN과도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유치에)관심 있는 도시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 부산해양수도 조성 첫발…유관기관 모으기 가속 김 대행은 지난 5일 부산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동남권 대도약을 실현하겠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분야 유관기관을 부산으로 모으는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해수부 산하기관들도 올해 부산 이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행은 "기업, 공공기관, 해사법원, 동남권투자공사 등이 집적화된 해양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부산항을 세계 최대 규모의 항만으로 개발하고, 터미널 운영 효율화와 종합 항만서비스 제공을 통해 글로벌 물류 요충지로 성장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동남권 대도약을 실현하겠다"면서 "부산에서 로테르담까지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추진하고 해양수도권 육성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년 해양수산부 업무계획 [자료=해양수산부] 2025.12.23 dream@newspim.com dream@newspim.com 2026-01-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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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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