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폭스콘 등 앞다퉈 포브에 투자
[뉴스핌= 이홍규 기자] 사람의 시선을 추적하는 가상현실(VR) 기기가 사상 처음으로 상업용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VR 이용의 한계점이자 문제점으로 꼽혀온 메스꺼움, 몰입도, 배터리 문제 등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돼 관심이 쏠린다.
28일 자 블룸버그통신은 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해 사람 눈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일본 스타트업 포브(Fove)의 VR 기술을 소개했다.
오는 11월 2일 선주문을 통해 공개될 예정인 포브의 VR 헤드셋은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4년 5월에 설립된 포브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게임 개발 회사 코로프라, 폭스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동생인 손태장(Taizo Son) 씨 등으로부터 지금까지 1300만달러 자금을 끌어 모았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 가상 현실 캐릭터와 '의사소통' 강화
포브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CEO) 코지마 유카 씨는 "사람의 홍채를 추적함으로써 멀미 문제를 줄일 수 있고, 가상 캐릭터와 눈을 마주침으로써 사회적 경험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선의 응시나 움직임만으로 가상 캐릭터와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다는 포브의 시선 추적 기술은 게임 분야에서 사용자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예를 들면 농구 게임에서 상대방을 속이기 위해 자기 편을 보지 않고 다른 방향을 보면서 패스하는 '노룩 패스'를 선보이거나, 납치돼 심문을 당하는 상황에서 납치범이 여러 사진을 보여주며 협력자를 지목하라고 요구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한 사진을 응시하면 협력자가 가상 현실에서 총을 맞는 상황이 가능하다.
소니에서 게임 제작자로 근무했던 유카 CEO는 "디지털 캐릭터와 의사소통이 주로 텍스트로 이뤄졌다는 사실에 항상 아쉬움을 느꼈다"며 "시선 추적 기술을 통해 가상 현실에서 자신이 보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선 추적 게임 영상 화면 <사진=블룸버그통신, 유튜브, 포브> |
◆ 시선 추적 기술, 차세대 VR 기술 예상…퀄컴 등 개발
시선 추적이 새로운 기술을 아니지만 이를 활용해 상업용으로 출시하는 건 포브가 처음이다. 유카 CEO는 시선 추적 기술이 VR 시장에서 조만간 주류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퀄컴은 이달 초 시선 추적 기능이 탑재된 VR헤드셋 레퍼런스 디자인을 발표했다. 독일의 센소모토릭 인스트루먼츠와 토비(Tobii)도 시선 추적 기술을 이용한 VR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또 이 기술을 이용하면 배터리 수명도 늘릴 수 있다. 포비티드 렌더링(foveated rendering) 기법으로 알려진 시선 추적 기술은 시선에 따라 필요한 영역만 최대 화질을 유지하고 배경 부분은 유연하게 저화질로 표현함으로써 그래픽 연산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유카 CEO는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삼성 기어VR의 경우 시선 추적 기술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의 하딩 롤스 게임 리서치 부서장은 "최고급 VR 기기를 출시하는 회사들이 차세대 VR헤드셋 (출시)를 위해 시선 추적의 장점을 평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기술은 몰입감과 상호작용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