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비인기 직종 IT 인력은 인상..월가 판도변화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투자은행가와 트레이더들이 올 연말 추운 겨울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보너스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
반면 월가의 IT 사업 부문과 고객 자산 운용 부문의 보너스는 쏠쏠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미국 금융권의 전통적 우열이 뒤바뀌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맨해튼 금융권 <출처=블룸버그> |
23일(현지시각) 금융 서비스업 리서치 업체 옵션스 그룹에 따르면 2016년 보너스를 포함한 월가 투자은행가의 전반적인 연봉이 1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뉴욕증시의 기업공개(IPO)가 20년래 최악의 성적을 거두는 등 관련 비즈니스가 내리막길을 탄 결과다.
투자은행 부문의 중추에 해당하는 기업 인수합병(M&A) 인력의 연봉이 10% 감소할 것으로 파악됐고, 주식 인수와 채권 인수 부문의 연봉 역시 각각 15%와 12% 줄어들 전망이다.
트레이더들 역시 연봉이 10% 이내에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통적인 주식 트레이더들의 연봉은 최대 1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수십 년간 보너스와 연봉을 둘러싸고 자존심 대결을 벌였던 투자은행가와 트레이더가 나란히 쓴 맛을 보게 된 셈이다.
주식 트레이딩을 포함해 월가의 전통적인 사업 부문이 하강 기류를 맞은 결과로 해석된다.
이와 달리 금융업계의 IT 종사자와 고객 자산관리 부문의 연봉은 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에서 비인기 직종으로 분류되는 사업 부문이 커다란 반전을 이룬 셈이다.
옵션스 그룹의 마이크 카프 최고경영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IT 부문은 금융업체의 비용 부담을 떨어뜨리고 새롭거나 더 나은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점차 높게 인식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업체들은 다양한 이유로 IT 부문의 투자를 늘리는 한편 관련 직원들의 대우를 개선하고 있다.
전반적인 사업 구조의 효율성 향상과 리스크 관리의 개선, 보다 나은 고객 관리와 트레이딩 기법 개발 등이 모두 IT와 맞물린 부분이다.
이 때문에 해당 인력의 비중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골드만 삭스의 경우 전체 3만2000명 직원 가운데 IT 담당자의 비중이 25%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