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례 교섭 '불발' …상경 투쟁 가능성↑
[뉴스핌=방글 기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중인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동결을 주장하고 있는 회사측에 맞서 노조는 상경 투쟁으로 인상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CI=SK이노베이션> |
2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지난달 초부터 6차례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평소 같으면 추석 전후로 임금 협상이 마무리 됐어야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은 임금 동결을, 노조 측은 기본금 5% 수준의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협상테이블에 앉아 협상이 아닌 ‘임금 동결’만을 주장하고 있다”며 “협상 노력이 보이지 않아 CEO와의 면담을 요청해 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정부 지침을 이유로 임금 동결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대기업이 임금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대기업 노사가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남은 재원으로 협력사를 지원해 중소기업이 ‘청년이 가고 싶은 직장’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중앙회도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을 5년간 동결해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며 동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1조96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노조측 관계자는 “상반기 최대 경영성과에 구성원들이 흘린 땀을 무시하겠다는 처사”라며 “상경 투쟁 등을 통해 임금 인상을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돼야지 대기업이 임금 인상을 자제하라는 것은 조삼모사”라고 지적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도 SK이노베이션의 협상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큰형인 SK이노베이션의 임금 인상률이 동종업계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쓰오일 사 측도 임금 협상에서 동결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SK이노베이션의 임금 동결이 확정되면 정유사들의 임금 동결 주장이 한 층 거세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2014년 경영위기 당시 임금을 동결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