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성장률 봇이 앱 크게 앞질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모바일 시대를 평정한 앱이 이른바 ‘봇’의 강력한 도전에 위협받고 있다.
메신저 형태를 취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봇이 앱보다 빠른 속도로 외형을 확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페이스북 <사진=블룸버그> |
페이스북을 포함해 봇 개발에 앞서 나간 기업들이 모바일 시장에서 승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각) 씨티그룹은 초기 3개월과 6개월 성장 속도를 비교해 본 결과 봇이 앱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애플 앱 스토어의 성장이 초기 3개월 6개월 사이 100%를 기록한 반면 페이스북 메신저의 봇 플랫폼은 같은 기간 170%에 달하는 성장을 기록했다.
개발자 수에서도 봇이 앱을 크게 앞질렀다. 첫 6개월 사이 봇 개발자 수가 3만4000명으로, 14개월 사이 앱 개발자 수 1만2500명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씨티그룹은 앱의 전성기가 종료되는 한편 봇이 급속하게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바일 앱 스토어는 연간 약 400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창출했다. 모바일 마케팅과 광고 등 파생되는 비즈니스를 감안할 때 매출 규모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하지만 봇 경제가 모바일 플랫폼을 점령, 이보다 높은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IT 업체들의 대응도 치열하다. 페이스북이 이미 메신저 형태의 봇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 애플이 최근에 공개한 운용체제인 iOS10 역시 앱에서 봇으로의 플랫폼 전환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씨티그룹의 마크 메이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봇이 모바일 이용자들의 일상 생활 속으로 깊숙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유비쿼터스 앱과 흡사한 저력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페이스북과 애플, 그리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봇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바일 앱 시대를 주도하며 쏠쏠한 반사이익을 챙겼던 업체들이 봇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