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상 확률 저평가" vs "실제 속도 더딜 것"
[뉴스핌=김성수 기자] 지난주 미국 고용지표가 큰 폭 개선된 후 달러 값이 반등하는 가운데, 월가 주요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향후 달러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아 관심이다.
9일 자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이 시장에서 저평가됐다며 달러를 사들일 것을 조언했다.
반면 모간스탠리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생각보다 더딜 것이라며 아직은 달러 매수를 서두를 때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 골드만삭스 "달러 구조적 강세"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인상을 단행할 확률을 종전 65%에서 75%로 상향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큰 폭 개선된 영향이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은 25만5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 18만5000명을 상회했다. 직전월인 6월 수치 역시 당초 발표됐던 28만7000건에서 29만2000건으로 상향 조정됐으며, 5월에 1만1000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던 수치 역시 2만4000건으로 수정됐다.
고용지표 호조에 달러 가치는 반등세를 나타냈다. 주요 10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지표 발표 후 0.3%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0.7% 오름세를 보였다.
최근 1개월간 달러지수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다만 골드만삭스의 로빈 브룩스 수석 통화 전략가는 "시장에서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오는 9월에 기준금리가 25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 인상될 가능성을 불과 18%로 가격에 반영했다. 이어 11월과 12월에 금리가 25bp 인상될 가능성은 각각 19.3%, 39.7%로 반영했다.
브룩스 전략가는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금리 인상을 많이 실시할 것"이라며 "달러가 구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외환 환전회사 월드퍼스트UK의 제레미 쿡 통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달러 강세론을 강력히 주장하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 경제지표 개선으로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섬에 따라, 달러가 강세 폭을 더 늘리게 될 것"이라며 "달러지수가 향후 12개월 동안 6~7%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서베이에 따르면 전문가들도 달러 강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의 연말 전망치는 1.08달러, 달러/엔 전망치는 105엔으로 조사됐다.
이날 한국시간 기준 10시 51분 현재 도쿄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 종가보다 0.11% 하락한 1.10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엔은 0.07% 오른 102.50엔에 거래되고 있다.
◆ 모간스탠리 "연준 금리인상, 속도 더딜 것"
반면 모간스탠리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의 한스 레데커 수석 글로벌 통화 전략가는 "고용지표 호조만으로는 미국의 물가상승률 기대 심리를 높이기에 역부족"이라며 "연준은 실질금리가 우선적으로 오르도록 용인할 의도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값이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단기적으로 큰 변화가 없다면 연준이 명목금리를 올릴 경우 경제주체들이 체감하는 실질금리도 따라 오르게 된다.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기업과 가계는 투자와 소비를 늘리는 대신 저축할 유인이 생기기 때문에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레데커 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연말이 될 수록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는 오래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달러 매수를 급격히 늘리는 것은 무리"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달러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오는 26일 열리는 와이오밍 잭슨 홀 미팅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에 주목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