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Q 성장률 부진에 금리인상 기대 추락…고용지표 '촉각'
[뉴스핌=김성수 기자] 헤지펀드 등 대형 투자자들의 달러 강세 베팅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고 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블룸버그가 산출하는 달러화지수는 전일대비 0.03% 하락한 95.680로 나오면서 최근 한 달 만에 최저치에 근접했다. 지난주 선물시장에서 달러 순매수 포지션이 15만계약에 이르며 지난 2월 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달러 가치는 오히려 하락한 것.
지난 2월 후 선물시장에서 달러 순매수 계약 건수(흰색)와 블룸버그 달러지수(파란색)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는 미국의 제조업 경기 등 주요 경제지표가 잇달아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물건너 갔다는 인식이 나온 탓이다.
전날 공급관리자협회(ISM)는 7월 제조업 지수가 52.6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가 전망했던 53과 지난 6월의 53.2를 모두 밑도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연율 기준 전분기 대비 1.2%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시장이 예상한 2.5%를 크게 하회한 결과다. 1분기 성장률은 1.1%에서 0.8%로 하향조정됐다.
◆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후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올 연말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40%로만 반영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6일의 49%에서 9%포인트(p) 하락한 수준이다.
HSBC 홀딩스의 데이비드 블룸 글로벌 통화전략 부문 책임자는 "미국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데 연준이 어떻게 금리를 올리겠느냐"며 "미국 GDP 결과는 달러의 지난 한 달간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엔 환율이 올 연말에 95엔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2013년 후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MS) 역시 미국 경제가 악화되면서 달러 가치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5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에 더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고용시장이 견조하다고 판단될 경우 연준이 수개월 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날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일부 트레이더들이 단기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