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논란있던 작년보다 300억 늘려, 일반비용 20% 줄여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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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에 올해 ‘명칭사용료’를 작년보다 300억원 가량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에 제공한 여신 부실화에 대비한 충당금으로 1조원 가까운 손실이 예상되지만 올 한해 흑자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선해운업 여신 부실손실은 점포 통폐합 등에 따른 20% 비용절감으로 만회한다는 입장이다. 또 실적 평가 지표인 KPI(핵심성과지표)를 물량에서 손익으로 조정한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회장이 남은 임기 1년여를 NH농협금융의 체질 변화를 위해 채찍을 들었다는 말이 나온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경영실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고삐를 잡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14일 NH농협금융에 따르면 올 한해 동안 농협중앙회에 지급할 명칭사용료로 총 ‘3835억원’을 책정했다. 2015년 3526억원, 2014년 3318억원보다 300억~500억원 늘렸다. 명칭사용료를 최근 3년래 가장 많이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충당금 1조4294억원, 올 상반기 1조3000억원을 쌓은 현실을 감안하면 명칭사용료 증액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올해 빅베스(대규모 부실채권 정리)를 선언한 터라 최대 3조원 가까운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증액 결정은 김용환 회장의 흑자경영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용환 회장이 명칭사용료 ‘인상’을 결단한 것은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부문’에서 농협은행을 분리하고 농협금융지주를 설립한 취지에 부응하려는 의지라는 게 농협금융 안팎의 설명이다. 즉 민간 금융사와 공정경쟁으로 수익을 내고, 이를 농업·농촌 사업에 투자하라는(명칭사용료 지급으로) 조합원의 요구에 귀기울였다는 평가다.
명칭사용료 증액을 결정한 후 김 회장은 수익성 경영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당장 일반 관리비용을 전년보다 20% 줄이기로 하고 직원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올해 점포 50개, ATM 등 자동화기기 300대 이상을 감축한다.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한 로드맵을 수립했고 김 회장이 직접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피드백을 주기로 했다
또 그동안 펀드나 방카 판매규모에 초점을 뒀던 지점 평가 지표 KPI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손익위주로 조정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 본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이경섭 NH농협은행장 등 계열사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 회장은 “경영여건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스피드 있게 실행에 옮기는 것이 회사의 생존을 좌우한다”며 변화에 속도를 높여 대응할 것으로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
농협 내부에서는 김 회장이 자회사 CEO의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목표-평가-신상필벌’의 체계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