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성장성 불확실"…월간 사용자 수 감소세
[뉴스핌= 이홍규 기자] 14일과 15일 각각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을 앞둔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시험대'에 올랐다. 청약 경쟁률 25배라는 기록적인 숫자를 달성하며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을 한 껏 모은 상황이지만 향후 성장성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투자자들이 라인이 일본 시장을 넘어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 또 미국과 중국에서 경쟁사들과 경합을 벌일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이 열풍 지속이 라인의 꾸준한 성장성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라인 사업, 일부 아시아 지역 집중
지난달 라인은 홍콩에서 300여명의 투자자들을 모아 두고 설명회를 가졌다. 라인의 최고 경영진들은 회사의 광고 사업 계획과 매출 데이터를 제시하며 회사에 투자를 권유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사용자 증가 전망과 인수 계획, 그리고 중국 시장의 재진입 가능성을 묻자 이데자와 타케시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시장에 계속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RS인베스트먼트의 토니 추 매니저는 "(이 같은 답변은 라인이)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구축할 수 있을지 의아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WSJ에 의하면 라인의 사업은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라인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2억1800만명)의 3분의 2는 이들 국가가 차지한다. 미국 증권거래소(SEC)에 제출된 라인의 기업공개(IPO) 보고서에는 "일본 사용자 수가 감소한다면,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과 미래 성장성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본 지역의 매출 비중은 70%에 달한다.
지역별 라인 사용자 비율 <사진=블룸버그통신> |
때문에 투자자들이 라인의 해외 지역 성장성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건 당연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글로벌 최대 시장이라 불리는 미국과 중국은 페이스북의 '왓츠앱'과 '메신저앱', 그리고 텐센트의 '위챗'이 각각 점령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왓츠앱과 메신저앱은 각각 109, 49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위챗은 7억6200만명의 사용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메시지 사업 외 다른 사업 성과도 기대 못미쳐
라인의 월간 사용자 수는 최근 들어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라인의 매출액은 1200억엔으로 지난 2013년 400억엔에서 3배 증가했지만, 지난 3년 중 2년은 순손실을 기록했다. 회사가 지고 있는 부채는 1046억엔에 달한다.
회사는 기존 메시지 사업 외에도 콜택시 어플리케이션, 모바일 결제, 음악,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진 못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출시 됐던 전자상거래몰 서비스 '라인몰'은 사업을 중단했다.
또 지난 3월에는 일본 통신 회사 NTT도코모와 제휴해 이른바 '알뜰폰' 사업에 뛰어 들었지만 이미 일본의 저가 통신 서비스 시장은 포화 상태라고 WSJ은 지적했다. 회사가 추진 중인 광고 서비스도 사용자 수 정체로 고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쿠텐증권의 쿠보타 마사유키 수석 전략가는 "(IPO 이후) 초창기에는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하지만 "라인이 내년 또는 2년 내에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라인의 주가는 하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앞서 라인의 공모 가격은 예상 공모 범위 최상단인 3300엔에 결정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