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석유공사 핵심자산 중심 재편…민간 참여 대폭 확대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정부가 말 많고 탈 많았던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대폭 수술할 계획이다. 핵심자산을 중심으로 재편한 뒤 민간기업의 참여를 대폭 늘리기로 방향을 정했다.
이는 민간기업의 자본과 우수한 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민간기업들이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사업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 석유·광물공사 인력·조직 대수술
정부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공기관 기능조정 관련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기준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지지자원실장. |
정부는 14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2016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에너지·환경·교육분야 기능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경우 핵심자산 위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민간부문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반적으로 해외자원개발사업이 민간기업으로 중심이 옮겨지는 분위기다.
광물공사도 해외자원 개발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해외자원개발과 광물 비축, 광물산업 지원 등 주요 기능별로 책임사업부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광물비축과 광물산업 지원 기능은 중기적으로 유관기관과 통합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석유공사와 광물공사는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조직과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단행해야 한다.
석유공사는 본사조직이 6본부에서 4본부로 줄어들고 조직의 23%가 감축된다. 인력도 오는 2020년까지 30%를 감축해야 한다.
광물공사도 2020년까지 인력을 118명 줄이고 신규채용이 전명 중단된다. 또 국내 조직의 17%가 축소되고 해외사무소도 현재 11개에서 3개로 대폭 줄어든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핵심자산 위주로 내실화하고, 자원개발 공기업들의 재무구조를 조속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 해외자원개발 민간기업으로 중심이동…성공불융자 활성화
정부가 자원공기업 3사의 해외자원 개발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은 크게 2가지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자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
우선 중장기적으로 민간기업이 자원개발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선진국의 사례를 봐도 자본과 인력이 풍부한 민간기업이 에너지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다만 자원개발의 역사와 기술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점을 감안해 정부가 리스크를 분담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할 방침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성공불융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성공불융자란 탐사사업이 성공하면 원금에 특별부담금을 더해 상환하고 실패하면 융자액을 감면해 주는 제도다.
자원개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성공불융자의 활성화가 필수적이지만 공기업이 주도하는 상황에서는 이를 활성화시키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민간이 자원개발을 주도할 때 성공불융자 역시 활성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노형욱 기재부 재정관리관은 "최근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민간기업의 역할이 강화되는 추세"라면서 "민간의 자원개발 기능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고 성공불융자 제도도 손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