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측 강하게 반발…인력 구조조정 최대 난제
[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정부가 대한석탄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의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기능 및 정원의 단계적 감축이라고 하지만, 신규채용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다만, 석탄공사 노조 등이 정부의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통령 주재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6 공공기관장 워크숍'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으로 석탄공사와 광물자원공사를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먼저, 생산원가 상승 등으로 자본잠식·적자운영 중인 석탄공사에 대해 연차별 감산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정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키로 했다. 신규채용도 중단한다.
채광여건 악화에 따른 생산원가 상승 등으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석탄공사는 자본이 잠식되고, 영업적자가 누적, 현행대로 운영 시 영업손실 누적으로 국가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아울러 2020년까지 연탄 제조 보조금 폐지가 예정돼 있어, 석·연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인 바, 이 경우 정부가 소비자 지원을 위해 지급하고 있는 쿠폰도 가격 인상분만큼 올려줘야 한다. 이에 정부는 연탄 사용 가구들이 가스 등으로 전환 사용토록 하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광물자원공사는 해외 자원개발 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광물비축과 광업지원 기능은 중기적으로 유관기관과의 통합을 검토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인력 감축에 나서는 한편, 신규채용을 중단한다. 국내조직도 17% 축소하고, 해외사무소는 지난해 기준 11개에서 내년까지 3개로 줄일 예정이다.
앞서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3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공사 인력 20% 감축을 비롯해 전 임직원 최대 30% 임금 반납, 복지 축소, 투자사업 정리 등이 주요 내용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석탄공사와 광물자원공사를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3일 관련 브리핑에서 "협의·노력 많이 했다"며 "단계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함을 최대한 설명했고, 생산·가격·고용·지역경제 문제 함께 패키지로 고려해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도 기재부는 지난 7일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 관련 사전브리핑에서 석탄·광물공사 구조조정과 관련해 "(기관 간)협의는 다 됐는데, (반발이 있을 수 있어)표현을 고민 중"이라며 사실상 문을 닫는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해당기관 노조를 중심으로 정부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구조조정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석탄공사 노조는 지난 10일 성명서를 통해 "이미 한계에 이른 광산의 인력을 순차적으로 감축하겠다는 정부의 발상에 우리 광산 노동자들은 그 무지함에 놀라기보다 오히려 그 무지를 빌미로 광산노동자들을 완전히 고사시키기 위한 철저한 계산에 더욱 극심한 분노를 느낀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노조는 이어 "전 조합원과 그 식솔들까지 1000여 명의 인원이 장성광업소 지하 1000m 막장으로 들어가 노동자들을 우롱하는 정부정책이 철회될 때까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투쟁을 다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