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달러 급락, 금값 11주간 최대 상승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고용 ‘쇼크’가 3일(현지시각) 주식부터 외환, 상품시장까지 주요 자산시장을 뒤흔들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금리인상이 불발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뉴욕증시의 은행주가 강한 하락 압박에 시달렸고, 유로/달러가 1.14달러 선을 넘는 등 달러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최근 약세 흐름이 두드러졌던 금 선물은 11주간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0bp 가량 떨어지는 등 고용 악화에 대한 충격과 이달 금리인상 기대감의 냉각이 금융시장 전반에 반영됐다.
이날 장중 SPDR S&P 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3% 이상 급락한 뒤 낙폭을 2.6% 선으로 좁혔다. 거래량은 660만주로 일간 평균치의 2.5배에 달했다.
개별 은행주가 공격적인 ‘팔자’에 시달렸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고용이 약 6년래 최악으로 후퇴한 데 따라 연준이 이달 금리인상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관측이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씨티그룹이 4% 가까이 급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3.6% 밀렸다. 웰스 파고와 JP모간 등 주요 은행주가 일제히 2%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번스타인 증권은 투자 보고서에서 은행권의 여신이 탄탄하게 늘어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익성 돌파구는 금리 여건이 개선될 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은행주의 급락은 이 같은 판단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금값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금리인상 기대가 크게 꺾인 데다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고, 고용 악화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긴 데 따른 랠리로 해석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2.5% 뛴 온스당 1242.9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3월17일 이후 가장 높은 상승에 해당한다.
아이라 엡스타인 린 그룹 상품 브로커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번 고용 지표는 자산시장의 ‘게임 체인저’나 다름 없다”며 “이달 연준의 금리인상은 완전히 닫힌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은 선물 역시 2.1% 급등하며 6주간 최대 상승을 나타냈고, 아이셰어 실버 트러스트 ETF 역시 2%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에서 금광주 역시 동반 급등했다. 밴에크 벡터스 골드 마이너스 ETF는 9%를 웃도는 랠리를 연출했다.
외환시장도 통째로 흔들렸다. 유로/달러가 장중 한 때 1.14달러 선을 밟은 뒤 일보 후퇴, 1.13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날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1.6% 급락했다.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화는 2% 가까이 하락했고,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1% 이내로 밀렸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이달은 물론이고 7월 역시 지표의 강한 반전 없이는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달러화를 끌어내렸다.
이 밖에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중 10.4bp 급락하며 0.787%까지 하락, 지난 5월13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 10년물이 1.711%까지 떨어지며 3주간 최저치로 밀렸고, 3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6bp 이상 하락한 2.524%까지 하락해 지난 4월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