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 증가세가 2010년 9월 이후 가장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잃고 있다.
3일(현지시간)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 참자가들은 6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4%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 발표 전 21%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시장은 7월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58%에서 38%로 낮춰 잡았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블룸버그> |
금융시장이 올여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전보다 낮게 반영하고 있는 것은 이날 발표된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5월 비농업 부문이 3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최저치로 시장 전문가 평균 전망치(16만4000개)도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지난 2007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4.7%로 떨어졌지만, 근로자들이 미국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비경제활동인구가 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5월 시간당 평균 근로 소득도 4월(0.4%)보다 낮은 0.2%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 이후 이어진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6월 금리 인상 검토 등으로 금융시장에선 지난해 12월에 이어 연준이 마침내 올여름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았다. 소매판매와 물가 등 연준이 주목하는 경제지표의 개선 역시 금리 인상론에 무게를 줬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달 27일 "연준이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생각하며 아마도 향후 몇 달 안에 그런 조치가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 달러화와 국채도 이날 고용지표 발표 전보다 낮아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17분 현재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58% 떨어진 94.056을 기록 중이며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0.7bp(1bp=0.01%포인트) 떨어진 0.7795%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7월 긴축까지 배제하진 않았지만 일단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물 건너갔다는 반응이다. 특히 23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까지 감안하면 이에 앞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불편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결정에 브렉시트 투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간체이스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일자리 성장세 부진은 전체 산업에서 꽤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은 성장 모멘텀과 전망에 대한 의구심을 부르며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논의에서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7월에 금리를 올리려면 지표가 꽤 큰 폭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란 본 메흐렌 단스케방크 전략가는 "이날 보고서는 굉장히 실망스러웠으며 연준의 올여름 금리 인상을 예상하던 시장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줬다"면서 "이것은 고용시장의 실제 견조함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