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기획·개발 중심의 투자배급사로 변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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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보람 기자] 쇼박스가 올해 '뷰티풀액시던트'를 시작으로 3년간 6편의 중국 영화를 제작한다. 해외 사업확장의 본격적인 신호탄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지난 달 31일 진행된 기업설명회(IR)에서 "쇼박스차이나와 중국 화이브라더스의 독점적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3년간 최소 6편의 중국 영화를 공동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쇼박스는 작년 3월 중국 메이저 영화사인 화이브라더스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하는 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쇼박스에선 중국에서 제작할 영화에 대한 시나리오 작업 등 아이템을 기획·개발하고 화이에서 투자와 배급, 홍보·마케팅 등을 전담키로 했다. 영화 제작은 현지 제작사가 맡는다.
첫 작품은 지난달 제작발표회를 연 '뷰티풀액시던트'. 중국의 톱배우를 출연시키고 개봉 시기도 가장 큰 규모의 관객이 형성되는 여름 시즌으로 잡아 앞서 개봉했던 한-중 합작영화보다 큰 흥행이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향후 영화가 개봉후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면 아이템 기획·개발에 대한 보수 외에 투자한 비중에 따라 화이와 수익을 나눠갖게 된다.
쇼박스는 이 영화를 시작으로 올해 작품 2편을 제작 준비중이다. 현재 시나리오를 두고 화이측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쇼박스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 영화시장도 두드렸다. 미국 영화시장에서 호러 및 스릴러 장르의 '명가(名家)'로 통하는 영화사 블룸하우스 및 영화투자회사 아이반호와 손을 잡은 것.
쇼박스는 블룸하우스·아이반호와 지난해 9월 향후 5년간 6편을 제작하는 내용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쇼박스에서 장르물 영화를 제작하면 이를 리메이크해 미국에서 제작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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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쇼박스 IR자료 캡쳐> |
쇼박스 해외진출의 공통점은 쇼박스의 역할이 아이템 '기획·개발'이라는 점이다. 전세계적으로 영화 제작비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대형 투자배급사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이에 따라 흥행 BEP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국내 영화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콘텐츠 파워'를 갖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은 투자·배급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내 경쟁사들과 구별된다. 경쟁사들은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개발해내기 보다는 플랫폼을 통한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쇼박스를 포함 4대 투자배급사로 불리는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뉴(NEW) 가운데 1위 사업자인 CJ E&M의 경우 계열회사인 CJ CGV를 통해 자사가 투자배급한 영화를 전면에 내건다. 또 영화관 상영이 끝나도 CJ E&M의 각종 케이블채널을 통해 이를 방영한다. 롯데도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쇼박스는 이미 영화관 메가박스와 케이블채널 온미디어를 매각하며 플랫폼 사업에서 손을 뗐다.
회사측 관계자는 "쇼박스는 단순히 콘텐츠를 공급받던 회사에 아이템 소싱부터 기획·개발, 시나리오 작업까지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로 변화하고 있다"며 "작품의 질을 컨트롤해 흥행할 수 있는 작품을 시장에 내놓고 궁극적으로는 작품의 IP를 소유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성적표는 긍정적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쇼박스는 지난해까지 국내 업체들 가운데 4년 연속 배급 편수당 관객수 1위를 기록했다. 실적도 성장세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8억290만원, 매출액은 435억8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각각 3.5배,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주가는 이와 달리 지난해 7월 1만200원을 최고가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주가는 7000원대다.
향후 뷰티풀액시던트의 흥행 여부가 주가 향방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쇼박스의 올해 하반기 주가 촉매는 여름에 중국서 개봉할 합작 영화의 흥행 여부"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