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은 총재 발언 + G7 회담 주목
[뉴스핌=허정인 기자] 채권시장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미국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과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딪히며 서울 채권시장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 중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장 대비 2.0bp 떨어진 1.471%,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2.3bp 떨어진 1.566%, 10년 만기물은 2.6bp 내린 1.803%로 장을 마쳤다. 3년만기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7틱 오른 110.28, 10년선물은 27틱 오른 129.27로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던 채권시장은(3년 국고 기준) 이날 강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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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0일 국고채 금리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
◆ 이번 한 주, 미국과 한국 재료의 줄다리기
이번 주 내내 채권시장은 약세를 이었다. 미국 지역 연은(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미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설을 식혀줄 것으로 기대했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마저 매파적으로 발표되면서 전일(19일) 채권시장은 낙폭을 확대했다. 금통위를 기준으로 지난 5거래일(13~19일) 동안 3년선물은 16틱, 10년선물은 72틱 하락했다.
다만 시장에 국내 인하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는 분위기였다. 특히 전일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 1.5% 대를 뚫고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기도 했다. 서프라이즈 급 매파 의사록에도 불구하고 3년물 금리가 1.5%를 터치하고 반락한 것은 시장에 인하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단기물 채권은 주로 정책 기대감을 반영해 움직인다.
A 증권사 채권 딜러는 "FOMC가 꽤나 호키시하긴 했지만 국내 정책 기대를 훼손시킬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 "전일 외인 선물매도 규모가 상당히 큰데도 국내 기관들이 저가매수로 대응하면서 쌍방이 대치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날(20일) 채권시장은 강세로 급 전환했다. 대기매수세와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시장을 견인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B 자산운용사 채권 딜러는 "시장이 어느 정도 더 올라가면 사들이려는 세력이 계속 있어왔다"면서 "전일 가격이 대폭 빠진 데 대해 매수세 유입되며 장중에는 부총리의 경기부진 발언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C 자산운용사 채권 딜러는 "유일호 부총리 멘트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됐다"면서 "추가적으로 파는 사람이 없는 와중에 외인이 끌어당겨서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 다음주 재료부진...미국 스탠스 확인해야
현재 채권시장엔 마땅한 재료가 없는 상태다. 미 금리 인상설이 시장을 이미 휩쓸고 갔기 때문에 당분간 명확한 시그널이 없다면 서울 채권시장은 한국 재료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국내 재료도 지지부진하다. 금리 인하 기대감을 부추기는 자본확충 TF마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하 기대감이 계속 형성되고는 있지만 이 기대감이 유효하려면 미국 금리 인상이 최소 6월에는 안 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된다"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연은 총재들의)멘트를 찾을 때까지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스탠스를 확인할 수 있는 재료는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예정인 G7 재무장관 회담 및 정상회담에서 각국 통화가치나 달러 가치에 대한 논의가 나올 것"이라며 "여기서 미국이 추후 금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유추해볼 수 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