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금 저평가 vs 엔화·뉴욕증시 고평가"
[뉴스핌=김성수 기자] 이번 달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최대 꼬리 위험(tail risk)으로 지목했다.
'꼬리 위험'이란 종모양 위험 확률분포의 양끝단이 꼬리처럼 생겼다고 붙인 이름으로,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일어날 경우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을 지칭한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17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발표한 월간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경제에 최대 꼬리 위험이라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27%를 차지했다.
이번 달 영국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도 2008년 11월 이후 최저로 줄어, 투자자들이 브렉시트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브렉시트가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전혀 없다는 응답률은 7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브렉시트 다음으로는 중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꼬리 위험으로 선택한 응답이 21%로 뒤를 이었다.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50%에 달해 지난달 응답률인 22%의 두 배를 넘어섰다.
◆ 국제유가와 달러화가 주식시장 최대 변수
향후 6개월간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은 '유가'와 '달러'가 될 것으로 조사됐다. '유가'와 '달러'를 선택한 응답률은 각각 27%, 25%로 엇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달러가 저평가 됐다는 응답이 12%로 지난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현재 엔화 매수 포지션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설문에서 엔화가 고평가돼 있다는 응답은 20%로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향후 금과 뉴욕 증시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금 값은 올 들어 20% 상승했으나, 투자자들의 8%는 금이 아직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뉴욕 증시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은 지난달 10%에서 18%로 증가했다. 이로써 뉴욕 증시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은 15개월간 지속됐다.
이 밖에도 투자자들은 여름에 '쇼크'가 닥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서 포트폴리오의 5.5%를 현금으로 배분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신흥시장에 진입하기에는 타이밍이 다소 늦었다는 지적이다. 선진국 시장대비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이 3년래 최대폭을 기록했으며, 이는 곧 투자자들이 신흥국 주식에 대한 비중 축소를 되돌렸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또한 기업들의 투자가 너무 저조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업들이 설비투자 등 사업에 필요한 투자를 적게 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73%로 나타났으며, 기업들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는 의견도 17%로 조사됐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