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싸면서도 액티브펀드와 유사한 성과"
“스마트베타 ETF단기적 접근은 잘못...장기적으로 접근해야”
[뉴스핌 = 김지완 기자] '스마트베타' 펀드의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스마트베타’는 액티브(Active) 펀드와 패시브(Passive) 펀드의 중간 형태다.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시장, 업종, 기업을 분석해 투자할 종목과 타이밍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패시브펀드는 펀드매니저의 판단을 배제하고 코스피, 코스피200 등 특정 주가지수를 똑같이 따라가도록 운용된다.
스마트베타는 운용과정에서 펀드매니저의 판단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패시브펀드와 같다. 다만 따라가는 주가지수를 기존 시가총액방식이 아닌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따라 기업의 배당성향과 내재가치, 변동성, 성장성 등 여러 가지 요인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지수를 가공한다는 점에서 액티브펀드와 같다.
2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3개월 스마트베타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6.52%였다. 특히 교보악사고배당저변동성상장지수와 키움KOSEF고배당상장지수 스마트베타펀드 3개월 수익률은 각각 16.66%와 16.21%로 가장 우수했다. 그 외에도 동부아이티코스피고배당상장지수(11.10%), 한국투자KINDEX밸류대형상장지수(12.77%) 등이 뛰어난 운용성과를 보였다.
스마트베타펀드 성과는 특정 섹타에 국한되지 않고 배당·성장·가치·바이오·모멘텀·경기방어 등 전 분야에 걸쳐 우수했다.글로벌 투자리서치 전문회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국내 스마트베타ETF 설정규모는 8784억원이다.
이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패시브운용팀 팀장(펀드매니저)는 “ETF의 인기가 상당한 미국에서도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이 바로 스마트베타"라며 "한국에서는 최근 상품들이 만들어져 시장 초기단계”라고 설명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자본시장의 스마트베타 자산규모는 지난 2011년 1월 6425만달러에서 올 3월 388억5648만달러로 급성장했다. 3만% 이상 성장률이다.
◆“수수료 싸면서도 액티브펀드와 유사한 성과"
액티브펀드의 펀드매니저는 일반적으로 벤치마크 대비 얼마나 초과수익을 냈느냐로 평가받는다. 이에 반해 스마트베타 펀드매니저는 ‘어떤 투자 규칙을 만들었냐?’로 평가받는다. 스마트베타의 투자규칙은 새로운 것이 아니고 기존 학계·시장·실무에서 오랜기간 검증된 전통적인 투자기법을 사용한다.
스마트베타는 액티브펀드에 비해 총 보수(운용보수+성과보수+판매보수 등)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액티브펀드는 운용인력을 여럿 두기 때문에 비용이 높다. 반면 스마트베타는 초기설계 단계를 제외하면 운용과정에서 투입되는 운용인력이 없다. 초기 세팅된 전략을 기계가 그대로 실행하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창훈 펀드매니저는 “비슷한 성과를 낸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값비싼 액티브펀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면서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따른 성과 변동의 차이가 적고 펀드매니저 교체와 같은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베타 ETF단기적 접근은 잘못...장기적으로 접근해야”
다만 스마트베타라는 용어 자체가 모호하고 익스포저와 기대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는 비판도 있다. 특히 '베타'라는 단어는 시장대비 민감도를 나타내는 용어지만 '스마트베타'에선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인다. 일부에서는 스마트베타 대신 '전략적 베타(strategic beta)'라는 표현을 써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스마트베타마다 전략이 상이하고, 현실적으로 투자자들이 그 전략을 모두 이해하고 투자하기 어렵다”면서 “펀드 설정 후 일정기간 수익률 추이를 지켜보고 투자참여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성규 펀드매니저는 “많은 투자자들이 ETF 레버리지·인버스의 투자경험으로 ETF자체를 단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마트베타의 성과를 보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