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EU 반독점법 위반…2011년 한국은 '무혐의' 처분
[뉴스핌=최유리 기자]유럽연합(EU)이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인 구글의 시장 지배적지위 남용을 인정하면서 구글이 반독점법 위반에 몰렸다. 국내 IT업계는 구글이 그동안 불공정 행위를 일삼아왔음에도 불구, 반독점법에서 자유로왔다고 지적해 우리 당국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각) EU는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렸다.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구글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전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는 점 등이 반독점 행위로 지적됐다.
<CI=구글> |
구글이 반독점법에 발목잡힌 것은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다. EU는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구글에 최대 74억5000만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구글 핵심부문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와 관련,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안드로이드 사용 계약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그 결과 모바일 서비스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제한했으며 다른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가로막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이 반독점법 위반 판정을 받자, 국내 IT 업계는 규제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사에 유리한 정책으로 국내에서는 불공정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지난 4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6'에는 구글 검색, 구글 플레이, G메일, 구글 지도, 유튜브 등 삭제할 수 없는 앱들이 선탑재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글은 국내 검색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 이후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점유율 2위 사업자인 다음이 구글에 자리를 내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구글의 모바일 검색 점유율은 10.3%를 기록했다. 2014년에 비해 2.3%p 상승했다. 올 1월에는 11.5%를 차지하며 네이버(77.2%)에 이어 검색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자국 기업과 인터넷 생태계 보호에 대해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국내 IT 기업들의 경쟁력과 입지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역차별적 규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