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만기 다변화..여전채 장기물에 보험사 관심
현대캐피탈·현대카드도 올들어 10년물 발행
[뉴스핌=정연주 기자] 삼성카드가 사상 처음 10년 만기 여전채를 발행한다. 최근 몇 차례 불거진 지배구조 이슈에도 불구하고 발행금리가 민평금리 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도 지난달 10년 만기 여전채 발행에 성공했다. 저금리에 초장기 채권을 발행해 만기구조를 다변화하려는 발행사의 수요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안정성을 갖춘 채권을 찾는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비은행금융채 AA+)는 오는 10일 10년 만기 여전채 200억원 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금리는 현재 10년물 민평금리(7일 기준 2.590%) 대비 -5bp인 약 2.5%수준이다. 이는 삼성카드로서는 첫 10년물 말행이다.
삼성카드가 그동안 발행한 여전채는 길어야 만기 7년이었다. 직전 발행이었던 지난 1월 26일에 5년 만기, 2.169%로 발행했다.
10년 이상 만기로 채권을 발행하기는 업종을 막론하고 쉽지 않다. SK텔레콤, LG전자 등 우량 기업들도 발행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업계 선두인 신한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도 장기물 발행 경험이 없다. 그나마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올해 들어 10년물을 발행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29일 10년물을 당시 민평대비 -5bp 수준인 2.469%에 발행했다. 현대캐피탈은 올해 들어 300억~400억원 어치를 10년물로 발행했다. 금리는 지난달 26일 민평대비 -2bp인 2.506%였다.
삼성카드가 10년물을 발행하기로 한 배경에도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의 최근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장기물 금리 수준이 낮아 발행사로서도 좋고,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의 수요도 있다. 여전채 AA+등급 10년물과 국고채 10년물의 스프레드(금리차)는 72.5bp 수준으로 지난해 11월 말 이후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일반 회사채와도 비교해도 금리 매력이 있다. 같은 등급인 10년만기 여전채와 회사채의 민평금리는 각각 2.59%, 2.43%다.
이훈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대캐피탈이 연초부터 10년물을 민평대비 강하게 발행하는데 보험권 투자 수요와 10년물 세제 혜택을 노린 리테일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채 3~5년 구간은 1월말 이후로 현재까지 스프레드 확대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10년 쪽은 축소돼 차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의 장기물 수요가 높은 반면 물량이 부족한 만큼 발행사 입장에서도 저금리를 이용한 조달 다변화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견이 분분했던 삼성카드 매각설이 삼성생명의 지분 취득으로 잠잠해진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가 처음으로 10년물을 발행하는 만큼 수요처에서도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분위기"라면서도 "다만 일련의 상황을 두고 경색된 여전채 전체 시장이 해소됐다고 보기보단 개별기업 현상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카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