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로 수출 늘릴 수 없고 가계부채 커질 수 있어
3월 이후 금리인하 가능성 열어둬
[뉴스핌=허정인 기자] 오는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금리 인하시 달러/원 환율이 추가 상승해 자본유출 우려가 있고, 가계부채 증가 부담이 크다는 게 이유다.
다만 시장금리(3년만기 국고채)가 이미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듯이 시장은 이달이 아니어도 다음달엔 금통위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있다.
15일 채권시장 전문가에 따르면 우리 경제가 기준금리 인하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환율 절하를 통한 수출 경쟁력 상승과 유동성 공급을 통한 소비 증대가 그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금리를 인하하면 득보다는 실이 클 것으로 진단했다. 이미 원화가치는 하락(달러/원 환율 1200원대)했고, 국민들의 소비여력은 약해질대로 약해졌기 때문이다.
원화가치가 이미 떨어져있어도 수출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수출을 되살리기 위해 금리와 환율을 조정하는 건 한계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지난 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다수 금통위원들은 이에 공감했다. 최근 일본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에도 엔화가 되려 강세를 보인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금리인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금리인하마저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으나 시장 변동성 심화, 구조개혁 경로의 불확실성 등으로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유출 우려도 많았다. 새해들어 외국인이 원화채권을 1조5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원화 매력도 감소, 북한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발 신흥국 리스크 등이 이유로 꼽혔다. 여기에 금리 인하까지 단행되면 외국인의 채권 매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한은이 금리인하를 결정하면 달러/원 환율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자금유출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만장일치 동결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달 (한국은행)총재가 강경하게 매파적인 발언을 했는데, 한달 사이 아무런 시그널 없이 통화정책을 바꾸면 시장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자본유출 우려가 한은 입장에서 금리동결의 가장 큰 명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소수의견과 함께 동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도 동결 결정의 근거로 꼽혔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가계부채 우려가 있어서 이번엔 금리인하는 미룰 것"이라며 "다만 2분기쯤 한은이 언급했던 성장률-물가 하방압력 위험이 실제로 나타나면 2분기와 3분기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지난 주 정부가 발표한 그린북에서 모바일 생산이나 소매 판매 실적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엔 동결을 하겠지만 소수의견으로 글로벌 하방 리스크를 언급하며 3월쯤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윤 연구원 역시 2월 금통위 금리 동결을 점쳤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