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들 "BOJ 실패했으니 엔 강세 더 갈 것"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100엔/원 환율은 1년 내에 1100원까지 오를 겁니다. 엔화 사두세요."
아시아 부자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산운용사들의 엔화 매수 권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 이유가 일본은행(BOJ)의 정책 실패라는 점이 특이하다.
안전자산으로 도피가 가속화되면서 올 들어 엔화는 31개 주요국 통화 중 가장 가파른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결정이 엔화 약세 유도에 실패하면서 엔화 추가 강세 전망은 더욱 힘을 얻는 분위기.
엔화 <출처=뉴시스> |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은 고객들에게 달러 대비 엔화가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강조하며 유로 또는 원화 대비 엔화 매수를 권고했다고 11일 자 블룸버그통신이 소개했다.
통신은 이어 스탬포드 자산운용도 달러/엔 환율이 이르면 이달 말 110엔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고, 이미 일본에서 호텔과 나이트클럽 등을 소유하고 있는 싱가포르 헤지펀드업체 불페스를 운영하는 스티븐 디글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내 보유자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선임 외환전략가 쿤하우헝은 "현재 모든 시장 변수가 엔화 추가 강세를 가리키고 있다"며 "BOJ는 마이너스 금리 효용성에 대해 시장에 더 큰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유로/엔 환율이 1년 안에 115엔까지 밀릴 것이며 현재 100엔당 1075원 수준인 원엔 환율은 1년 안에 1110원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스탬포드 자산운용 CEO 제이슨 왕은 "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함을 보여주는 듯 하다"며 "BOJ 기존 통화정책이 2% 물가목표 달성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시간 기준 12일 오후 2시29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12.43엔으로 전날보다 0.02% 오르고 있으며, 유로/엔 환율은 126.99엔으로 0.23% 밀리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