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톨그룹 "드라마틱한 유가 반등 기대하기 어렵다"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저유가 상황이 길게는 10년 동안 이어질 수 있으며 당분간은 급등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8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석유거래업체 비톨그룹은 중국 경기둔화와 미국 셰일산업이 가격 랠리의 억제요인이 되고 있다며 저유가 상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톨그룹 최고경영자(CEO) 이안 테일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동안은 배럴당 50달러를 중간점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40~60달러 가격 밴드가 5~10년 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장 후반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32.88달러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9.69달러를 기록했는데 테일러의 예상범위 하단을 감안하면 유가가 당분간은 크게 반등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블룸버그> |
전망치 상단 역시 작년 7월 수준으로 당시 이미 석유업계는 저유가라는 비상 상황에 돌입한 상태였다.
비톨의 전망이 맞다면 산유국과 에너지 업계는 1986년부터 1999년까지 이어진 위기 이후 최장기간 저유가 상황에 처하게 되는 셈이다. 80~90년대 당시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20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테일러는 "다시는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글로벌 경제의 원유 소비 효율성은 더 높아진 데 반해 공급은 지나친 과잉 상태라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란의 석유시장 복귀와 최대 석유 수요시장인 이머징마켓 경제도 둔화 중이며 중국도 변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