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도 상승 장점…전문가들 "공약·정책 뒷받침돼야"
[뉴스핌=박현영 기자]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4·13 총선에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예비후보들이 주목받고 있다. '몸짱' 금융회사 대표, 연예인, 팟캐스트 진행자, 구두닦이, 통닭배달원, '얼짱' 플로리스트 등이 그들이다.
전 ING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최홍 새누리당 예비후보(56, 부산 영도)는 지난 2011년 쉰살의 나이에 한 남성잡지가 개최한 '쿨가이 선발대회'에서 최고 '몸짱'으로 뽑힌 이색 경력을 자랑한다.
최 예비후보는 지난 7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이색 경력으로)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 안에 인지도를 올린 덕에 주민들의 반응을 실감하고 있다"며 "현수막에 '몸짱' 경력의 사진과 아너소사이어티(개인 고액기부자 클럽) 회원 사진, 양복을 차려입은 사진 등 다양한 경력을 담으니 (사람들이) 신선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이하고 다양한 경력을 통해 의욕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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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뉴시스> |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오창석(30)씨는 팟캐스트 진행자 출신이다. 출마 지역구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부산 출마가 점쳐진다.
그는 "비겁하지 않게 정면돌파하는 것이 부산의 정신이며, 패기 있는 부산의 아들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파트 난방비 등 관리사무소의 회계 비리 문제를 제기하며 '난방 열사'로 불렸던 영화배우 출신 김부선(55) 씨는 무소속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선에서 가장 섹시하고 건강한 정당을 만들겠다"며 "공약은 반값 관리비다. 비리 없는 투명한 관리비 회계를 홈페이지를 만들어 실시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에서 10여 년간 구두를 닦아온 박일등 무소속 예비후보(51, 경기 광주)도 화제다. 프로권투 세계랭킹전에도 참가했던 그는 지난 2010년 시의원 선거와 2012년 4·11 총선에도 출마했었다.
박 예비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를 돌며 민원을 듣고 구두도 닦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박경민 무소속 예비후보(40, 부산 사하갑)는 치킨집과 족발집, 편의점 등을 거쳐 통닭배달업에 종사하다가 자영업자가 희망을 갖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출마했다.
그런데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음에도 화제가 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후보도 있다.
조은비 새누리당 예비후보(25, 경기 화성을)는 플로리스트 출신의 '얼짱후보'로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화제가 됐다.
조 예비후보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이색 후보로 화제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체감은 하고 있는데 사실 정치인으로 입문했고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서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이나 '얼짱'에 대해선 별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청년 취업이나 지역구인 화성에 대한 공약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고 설 끝나고 나서 공약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기성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색 예비후보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지나치게 이미지에만 의존해선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학 교수는 "인지도를 빨리 올리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 이상으로 공약이나 정책 등 자신의 능력으로 유권자들에게 관심을 사고 지지를 획득하는 것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김창권 한길리서치 대표도 "기존 정치인에 대해 상당 부분 유권자들이 염증을 느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색적이고 신선한 것은 좋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지금 유권자들이 뭘 원하는지 구체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현영 기자 (young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