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체 없어 서러워"…2020년 발사 목표로 총 1조9572억 투입
[뉴스핌=심지혜 기자] “2020년이면 우리 기술로 달 탐사 선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고정환 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은 29일 전라남도 고흥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선진국에 의존해야 했던 ‘발사체’를 국내 기술로 개발, 2020년 ‘한국형발사체’를 통해 달 탐사선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발사체는 우주선이나 위성 등을 우주 궤도로 올리는 운송수단으로 이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물론 심지어 북한 마저 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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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환 항우연 본부장은 한국형발사체를 개발, 2020년 달 탐사 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심지혜 기자> |
그동안 우리나라는 발사체를 보유하지 못해 2011년 8월 예정이었던 아리랑 5호 위성 발사를 러시아의 일방적 요구로 2년 뒤로 연기해야 하는 서러움을 겪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2013년 나로호 발사를 준비할 당시에도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는데 보안을 엄격하게 하며 별 거 아닌 것 같은 장비도 가림막을 덮어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당시 러시아인들이 사용했던 방에는 장비를 가리기 위한 가림막이 남아있었다.
고 본부장은 “발사체를 빌려 쓰는 비용도 상당하다”면서 “이번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통해 발사비용을 줄이고 국내외 위성 발사 및 달 탐사 등을 주체적으로 해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하고 수출산업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는 300톤급(75톤급 엔진 4기 묶음) 3단형 발사체를 개발 중에 있다.
이는 2020년 본 발사를 목표로 3단계에 걸쳐 진행되며 총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현재는 '발사체 상세설계 및 제작·시험'을 하는 2단계로 지난해 7월 1단계인 '시스템 설계 및 예비 설계' 단계가 마무리됐다. 내년 시험발사체의 시험 발사가 완료되면 2018년 4월부터 3단계인 '발사체 인증 및 발사 운영' 작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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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톤급 엔진 100초 연소시험 장면. <사진=항우연> |
항우연은 한국형발사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7톤급, 75톤급 액체엔진을 개발하고 연소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형발사체의 3단에 적용되는 7톤급 액체엔진은 100초 연속 연소시험에 성공했으며 1단과 2단에 적용되는 75톤급 엔진은 주요 구성품인 연소기, 터보펌프, 가스발생기 등의 시험에 성공해 상반기 내에 액체 엔진 연소시험을 할 예정이다.
고 본부장은 "우선 내년 12월에 시험발사체를 시험 발사하고 2020년에는 우리 발사체로 달 탐사선을 보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발사체 개발은 일부 부품이나 자재를 수입하는 것 외에 대부분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사용되는 연료들의 배합까지 우리 기술로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선 달 탐사선을 보내기엔 일정이 다소 빡빡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발사체를 개발하는 연구원이 200여 명 정도 밖에 안되는 데다, 성공률은 93% 정도로 기술적으로는 불안정한 상태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고 본부장은 "발사체가 개발됐다고 해서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며 "나로호 때도 2번의 실패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엔진이 연소할 때 균일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가장 어렵다"며 지난해 말부터 방향이 좀 잡힌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 본부장은 "이 사업은 기술이 확보된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개발해서 하는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성공을 위해 시험 과정을 끊임 없이 반복해 신뢰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조광래 항우연 원장은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목표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다소 불안정한 부분들이 있지만 거의 잡혀가고 있고 연소실험의 경우 우리가 목표에 근접해 가고 있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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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톤급 엔진 연소기 연소시험. <사진=항우연> |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