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운영 '스마트초이스'보다 최대 2~3만원 비싼 요금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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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SK텔레콤과 KT가 자사 사이트를 통해 '추천 요금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고가 상품을 권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의 음성 및 데이터 사용량을 고려해 적절한 요금제를 제공한다는 취지와 달리 불필요하게 많은 데이터와 음성 사용량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복잡한 요금체계 때문에 어떤 요금제에 가입해야 할지 몰라 통신사 사이트에서 골라주는 요금제를 덜컥 선택했다가는 그야말로 '호갱(호구+고객)’이 되기 딱 좋은 것.
23일 SK텔레콤과 KT의 요금제 홈페이지와 스마트초이스를 비교해 보면 저가 요금제부터 고가요금제까지 하나 같이 통신사 쪽이 추천하는 요금제가 수천원에서 수만원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초이스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가 운영하는 통신요금 정보포털 사이트다.
<자료:각 사> |
예컨대 월 음성통화량이 100분이고 데이터사용량이 1GB인 사용자의 경우 KT 홈페이지에서 추천요금제를 찾아보면 순 모두다올레 34(LTE)(3만4000원), LTE 데이터 선택 399(3만9900원)이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스마트초이스가 추천하는 KT 요금제는 LTE선택형100분1GB(3만원)이다. 통신사 쪽이 추천하는 요금제가 4000원에서 9900원까지 비싼 것이다. 여기에 10% 부가세를 포함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KT가 추천하는 두 요금제는 제공하는 데이터와 음성이 모두 필요 이상으로 많다. 반면 스마트초이스가 골라준 요금제는 '1GB-100분'으로 사용자에게 최적화 돼 있다.
데이터와 음성 사용량이 '300분-6GB'인 경우(T끼리 음성은 시장 점유율을 가정해 150분으로 가정) SK텔레콤의 '내게 맞는 기본요금제'는 band 데이터 59 요금제와 전국민 무한 75 요금제로 가격이 각각 5만9900원, 5만6250원이다.
하지만 스마트초이스에서 검색하면 5만1000원의 band 데이터 51를 추천한다. SK텔레콤 홈페이지가 8900원~1만8900원 비싼 요금제를 권유하는 것이다.
이처럼 과도하게 비싼 요금제를 추천하는 것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초이스는 데이터와 음성 사용량만을 가지고 결정하지만, 우리는 고객의 3개월 평균치와 최고치, 유사 고객층의 사용량 증감 패턴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장 최적의 요금제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갑자기 평균 사용량을 넘어설 경우 추가 요금이 발생하는데 이를 최소화해 고객이 당황하지 않도록 넉넉한 요금제를 추천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매월 데이터 사용량 등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며 데이터 사용한도를 기준으로 50%, 80%, 100%를 소진할 때마다 안내 문자를 보내도록 돼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와이파이(Wi-Fi) 등을 활용해 데이터 사용량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요금폭탄을 맞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게다가 스마트초이스는 으뜸 요금제 외에 버금 요금제도 함께 추천하고 있는데 버금 요금제 조차도 통신사가 추천하는 요금보다 저렴하다. 버금 요금제는 '가장 저렴하진 않지만 으뜸 요금제 대신에 사용해 볼 만한 요금제'다.
예컨대 앞선 '300분-6GB'의 조건으로 검색하면 스마트초이스의 버금 요금제는 'T끼리 맞춤형 150분 + 데이터 6G' 요금제를 추천하는데 가격이 5만4500원이다.
이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SK텔레콤 고객끼리 통화는 무료이고 그 외 150분을 제공하며, 데이터는 6GB를 제공하므로 검색 조건에 딱 들어맞는다.
한 고객은 "핸드폰 요금제라는 것이 워낙 복잡해서 SK텔레콤 홈페이지가 추천하는 요금제를 주로 사용했는데 역시 통신사는 믿으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선 통신업계 관계자는 "추천요금제는 참고사항일 뿐"이라며 "고객센터나 대리점에서 더 정확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추천 요금제 서비스가 아예 없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