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ESS시장 15조원 규모...신수종 사업 박차
[뉴스핌=김신정 기자] LG화학이 신성장동력 사업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차세대 시장인 ESS 배터리 시장에서도 1위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2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LG화학은 ESS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삼성SDI와 중국 비야디(BYD)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고, 한국 코캄(KOKAM)과 일본 도시바, 파나소닉 등이 뒤를 이었다.
LG화학은 지난 2010년 북미지역 가정용 ESS배터리 공급을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주요 지역에 ESS를 공급해 전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ESS는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는 대형 배터리로, 태양광·풍력 등 생산량이 불규칙적인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이를 안정화시켜 전력망으로 내보내는 장치를 말한다.
ESS시장은 북미와 유럽,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시장은 올해 1조8000억원(16억 달러)에서 오는 2020년 15조원(132억 달러)로 약 8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표=LG화학, 네비건트 리서치> |
LG화학은 최근 미국 AES에너지스토리지와 전기차 5만대, 스마트폰 9000만대를 충전할 수 있는 최대 기가와트시(GWh) 규모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해외 선진국들이 전력 설비등이 노후화 돼 신재생으로 옮겨가면서 ESS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개도국 보다는 선진국의 수주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 지난 2010년부터 이달까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주요고객과 ESS 공급계약을 체결한 계약건수는 총 15건이다. 이렇게 LG화학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ESS 공급을 넓혀 나갈 수 있는 이유는 전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ESS 배터리 전용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어서다.
LG화학은 지난 2013년 충북 오창공장에 업계 최초로 ESS 배터리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에너지밀도, 출력 등 세부사양을 개선한 제품을 본격 양산해 전 세계 고객사에 최적화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가정과 산업단지에서 낮동안 태양광 발전설비를 이용해 심야동안에 값싼 전기를 저장했다가 사용하는 시스템부터 전기차 충전 등의 교통 인프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시스템 ESS배터리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지난 2010년까지 ESS관련 특허건수 총 944건을 획득하며 전세계 출원건수 1위를 달리고 있다. LG화학이 이같이 대거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10년 전부터 배터리사업을 신수종 산업으로 삼아 신기술 개발에 몰두해왔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이어 ESS시장에서 선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32%로, 2위인 삼성SDI(시장 점유율 15%)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어 일본 파나소닉(9%), AESC(4%·닛산과 NEC의 합작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자동차 배터리사업에 이어 ESS사업도 국내에서 삼성SDI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며 "신수종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LG화학의 전지사업과 관련, 전세계적으로 에너지 효율화가 진행되면서 시장확대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향후 ESS시장 확대 등 중대형 전지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ESS시장은 전세계 에너지 효율화가 진행되면서 시장확대가 예상되는 사업"이라며 "에너지 설비가 효율화되고 기술개발 등으로 배터리 가격이 떨어지면서 시장 활성화는 물론 LG화학의 경우 내년과 내후년 관련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고성장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