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자사주 매입만으론 신뢰 획득 쉽지 않을 것"
[뉴스핌=김성수 기자] 3분기 호실적 발표로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올들어 하락권에 머물고 있다.
20일 맥쿼리 리서치의 분석가들은 삼성전자 주가를 제대로 부양하려면 단순한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안 되고 매입한 자사주 즉시 소각까지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급반등했으나, 여전히 연초대비로는 4.5% 하락한 수준이다. 올해 고점 대비로는 15% 넘게 빠진 상태로, 주가가 장부가치의 1.1배에 그치고 있다.
최근 1년간 삼성전자 주가 추이 <출처=구글> |
맥쿼리의 분석에 의하면, 삼성전자의 재무 레버리지가 10% 오를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 상승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익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20%에 이르는 삼성전자의 ROE는 5년 이내 1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보유한 현금의 주주환원은 주주신뢰 외에 ROE 상승이라는 부가적인 효과도 제공하는 등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맥쿼리는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그는 "자사주 매입만 하고 장부에서 이를 소각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은 그 진의를 의심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입한 자사주를 즉시 소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제일모직 인수합병(M&A)을 시도할 당시 기존에 보유한 보통주 자사주 5.76%를 제일모직 제휴사인 KCC에 매각할 것을 제안했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이를 두고 삼성물산이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사진 및 관계자들의 우호 지분을 취득하려는 불법적 시도라고 주장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 매각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KCC에 매각할 경우 해당 주식에 의결권이 생김으로써 양사 합병에 대한 지지층이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이 기존 자사주를 계속 보유한 상태에서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다면 기존 주주의 의결권 지분율은 높아지는 반면 다른 투자자들의 지분율은 그만큼 축소된다.
따라서 삼성 경영진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투자자들에게 잉여 현금을 환원한다는 메시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자사주를 소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유통 주식수가 줄어들면서 주당순익(EPS)이 높아져, 직접 주가 상승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