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개 국내 제약사들 130여개 제네릭 허가 받고 제품 출시
[뉴스핌=이진성 기자] B형 간염치료제인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의 특허 만료가 가까워지면서 오리지널과 제네릭(복제약)간 경쟁이 가열될 조짐이다. 일부 제약업체는 특허만료 이전에 출시, 시장선점에 나섰는가 하면 오리지널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운 제약사도 있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오는 10월9일 한국BMS의 바라크루드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60여개의 국내 제약사들이 130여개의 제네릭 허가를 받고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바라크루드는 B형 간염치료제로 국내에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유일한 처방약이다. 지난해에만 약 15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같은 시장 규모에 한미약품과 동아에스티, 종근당 등 대형제약사는 물론 풍림무약과 이연제약, 삼일제약 등 중견·중소제약사까지 제네릭 허가를 마친 상황이다. 시장의 일부만 선점하더라도 매출에 득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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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시장이 가열될 조짐을 보이자 오리지널을 보유한 한국BMS도 시장 방어에 나섰다. 이달 초 녹십자와 판매 협약을 체결하는 등 영업망 확충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 약가 정책상 제네릭이 출시되면 기존 가격의 30%를 인하해야 된다. 따라서 시장 규모도 1500억원대에서 1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더구나 제네릭 특성상 오리지널보다 가격을 낮춰 책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결국 한국BMS는 영업망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바라크루드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제약사는 동아에스티다. 특허가 만료되기 이전에 특허권 무효소송을 제기하며 시장에 제네릭인 '바라클정'을 출시한 상황이다. 동아에스티는 0.5mg기준 2880원의 약가로 책정해 판매중이다.
또한 동아에스티는 바라크루드 물질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진행중이다. 앞서 2심 소송에서는 패소했다. 그럼에도 조기 출시에 따른 선점효과 등을 이유로 출시를 강행한 것. 특허소송이 최종까지 최소 5년이상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시장 선점으로 인한 효과가 패소비용보다 크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도 제네릭 시장에 적극적이다. 각각 약가를 2881원, 2676원으로 책정해 출시일만 기다리고 있다. 종근당과 CJ헬스케어, 광동제약 등이 3000원 중반대 이상으로 약가를 책정한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정책이다. 오리지널 '바라크루드'가 제네릭 출시 효과로 기존 5878원에서 4115원에 책정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비용적인 장점이 크다.
반면 상위제약사에 비해 영업망이 부족한 중견제약사들은 가격정책보다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 바라크루드 제네릭을 출시한 CJ헬스케어와 에스케케미칼, 한화제약 등은 약가를 3000원 중후반대로 잡고 시장 진출을 기다리는 중이다. 무리한 가격인하보다 기존 영업망내에서 한정된 고객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시장 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이중 1~2%만 차지하더라도 득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의약품 주문자위탁(OEM) 생산만 하던 풍림무약도 첫 의약품 시장에 도전할 정도다. 풍림무약은 바라크루드의 제네릭인 '바라리버정'의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시장의 일부라도 차지하겠다는 의도다.
제약업계 고위관계자는 "바라크루드 시장은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시장"이라며 "국내 왠만한 제약사의 매출을 넘는 규모라는 점에서 마케팅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