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장외 시장인 신삼판(新三板) 상장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미 신삼판에 상장한 기업 수만 3800개 이상으로, 메인보드 상장사 수(2014년 말 기준 A주 2564개, B주 101개)를 훌쩍 넘어섰다.
중국 기업들의 신삼판 상장 러시는 올 들어 가시화하고 있다.
신삼판 신규 상장사가 연초부터 월 평균 180여개씩 늘어나면서 이달 29일 기준 신삼판 상장수는 3568개, 총 주식 수는 1896억9200만 주로 집계됐다고 중국 전국중소기업주식양도시스템이 밝혔다. 연말이 되면 신삼판 상장사 수는 4000개에 육박할 전망이다.
또한 중국 경제도보(經濟導報)는 전국중소기업주식양도시스템과 각 증권사 데이터를 인용, 현재 1109개 기업이 신삼판 상장 심사 중에 있으며, 증권사와 계약을 맺었거나 주식제 개혁을 마치고 신삼판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 수도 6000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에 관해 중국 남부지역의 한 증권사 IB부 총경리 옌펑(嚴鵬)은 “약 7000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대기 중에 있어 지금부터 상장 주관사를 정하는 등 신삼판 상장 준비를 시작하는 기업이 있다면 언제쯤 상장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긴 대기시간에 기업들이 현실적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지금까지 접수한 상장 주관 업무를 소화하는 데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일부 증권사들은 아예 신규 주관계약 체결을 잠정 중단한 상태라고 경제도보는 보도했다.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의 신삼판 상장 열기도 뜨겁다.
푸싱화(符星華) 청과(淸科)그룹 집행부총재 겸 청과연구소센터 회장은 “신삼판 등록 기업 수가 메인보드와 중소판·창업판 등록한 전체 기업 수를 앞지른 가운데, 전통 VC와 PE들 또한 잇따라 신삼판에 상장하고 있다”며 “100개 이상 VC·PE가 현재 신삼판 상장을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청과연구센터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신삼판에 등록한 VC·PE는 ▲구정투자(九鼎投資) ▲중과초상(中科招商) ▲동창위업(同創偉業) ▲석곡천당(矽谷天堂) 등 5개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이 신삼판으로 눈을 돌리는 데에는 정부 지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수 지방정부가 신삼판 상장을 장려하며 각종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상장에 성공한 기업에게 100만 위안가량의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이 액수면 신삼판 상장을 위한 전체 경비를 지원받는 셈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무원은 지난 26일 발표한 '대중의 창업, 만인의 혁신 지원플랫폼 구축 촉진에 관한 지도의견'에서 창업 활성화를 위한 금융서비스 모델 혁신을 강조하며,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의 창업판·신삼판 등 상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삼판의 유동성 위기 가능성과 장기 투자 리스크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3800개 이상의 기업이 신삼판에 상장 중이지만 실제 거래일 중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치는 200개 기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