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감원 발표 8만1000명, 2009년 이후 최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열흘 사이 미국 기업의 감원 발표가 4만명에 달했다. 3분기 들어 기업들이 내놓은 감원 계획은 총 8만1000명으로,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을 필두로 이머징마켓의 경기 둔화가 두드러지자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팔을 걷었다.
구인 공고를 살피는 구직자들[출처=블룸버그통신] |
최근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가 2018년까지 최대 1만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이어 28일(현지시각) 식품 유통 업체인 호울푸즈 마켓이 1500명의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았다. 호울푸즈는 지난 6개월 사이 주가가 40% 내리꽂힌 가운데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밖에 할리버튼과 휴렛 팩커드, 존슨 콘트롤 등 미국 대기업 전반에 걸쳐 감원 움직임이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다. 구루폰과 마블 테크놀로지도 최근 각각 1100명과 1200명의 인력 감축안을 내놓은 바 있다.
에너지 가격 하락과 글로벌 경기 둔화가 고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7월 이후 미국 기업의 감원 규모는 8만1000명으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3만2000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3분기 S&P500 지수 편입 기업의 이익이 6.5%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너지 섹터의 수익성이 특히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제외한 기업 이익 역시 0.5%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예상된다.
RBC 캐피탈 마켓의 조나단 골럽 전략가는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특정 섹터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고용이 모든 업종에 걸쳐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웰스 파고의 제이 즈리슨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와 제조업 섹터의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 전반의 성장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제 펀더멘털과 기업 이익 후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고용 상황은 일종의 탈동조화를 보인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실업률은 지난달 5.1%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가파르게 떨어진 실업률의 개선이 앞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말까지 실업률이 4.9%로 하락해 2008년 2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경제가 2.5% 성장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내년 성장률은 2.7%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