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순이익 4% 증가 효과, 영속성 없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의 3분기 이익이 전분기에 이어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사주 매입이 유통 주식 수를 줄이고, 주당순이익을 높여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는 형태로 주가에 버팀목이 됐지만 이번에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출처=블룸버그통신] |
일반적으로 실제 기업들이 발표하는 이익이 전망치보다 높지만 증가 폭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기업 이익이 후퇴하고 있지만 자사주 매입이 일정 부분 주가에 지지선을 제공했다. S&P 다우존스 지수에 따르면 지수 편입 기업의 20%가 과거 6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으로 최소 4%의 주당순이익 상승 효과를 봤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호워드 실버블라트 애널리스트는 “자사주 매입으로 주식 수가 줄어드는 만큼 주당 순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눈속임이 영속적인 주가 모멘텀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투자자들이 주당순이익보다 매출액 증가 여부에 따라 기업 수익성을 평가하는 등 이미 여건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투자자들 사이에 글로벌 경기 둔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불확실성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어 주주환원의 주가 부양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와 무관하게 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열기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연준이 연내 25bp의 금리인상을 단행하더라도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에 해당하는 만큼 채권 발행을 포함한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애플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현금 자산을 보유한 데다 투자가 저조한 만큼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또 기존에 발표한 주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물량이 내달까지 완전히 소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4%의 주당순이익 증가 효과는 여전히 유효한 셈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밝혔다.
한편 3분기 기업 실적은 내달 8일 알코아를 필두로 본격화된다. 중국을 필두로 이머징마켓의 경기 둔화가 뚜렷한 데다 달러화 강세 흐름이 지속된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는 저조한 상황이다.
실제로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가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10억달러 낮춰 잡은 한편 2018년까지 1만명에 이르는 감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투자 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