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라인 마감 몰린 10월 이후 악화 전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에너지 업계의 회사채 디폴트가 가파르게 상승해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유가가 강한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다.
원유 저장 시설[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 17일 석유가스 기업 삼손 리소시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낸 것을 포함해 유가 급락에 따른 에너지 업계의 파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유전 탐사 및 석유 제품 생산 업체들의 디폴트율이 8.5%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 기준으로 디폴트 규모는 104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 기업 전체 디폴트율인 2.9%를 크게 뛰어넘은 수치다. 또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정크 등급의 에너지 기업 디폴트율은 11%로, 1년 전 5.9%에서 약 두 배 치솟았다. 이는 2009년 7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헤지펀드 업체인 애비뉴 캐피탈 그룹의 마크 라스리 헤드는 “에너지 업계의 주식과 채권 투자자가 모두 패닉에 빠졌다”며 “손 쓸 방법 없이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은 10월 이후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에너지 업계에 대한 은행권 신용라인 만기가 10월에 집중됐고, 이 때 은행권이 기업들의 담보 가치를 재평가해 신용을 대폭 삭감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역시 막힐 공산이 크다. 극심한 저금리 환경에 수익률 창출에 혈안이 됐던 투자자들은 디폴트율이 낮다는 이유로 연초까지만 해도 정크본드 투자에 잰걸음을 했다.
하지만 유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크게 꺾인 데다 관련 기업들의 디폴트 리스크가 높아진 만큼 채권 투자 수요가 급랭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월가의 크고 작은 머니매니저들은 대규모 손실을 떠안았다. 업계에 따르면 프랭클린 리소시스와 블랙스톤 그룹, 오크트리 캐피탈 그룹 등이 올해 석유 및 유전 탐사 업체들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평가손실을 냈다.
삼손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인해 KKR 및 투자 파트너들이 입은 손실만 약 41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