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달러 이상 대어급 M&A 1조9000억달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100억달러 이상의 메가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이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와 부양책을 지속한 결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100억달러 이상의 메가톤급 M&A이 연초 이후 최근까지 총 1조9000억달러에 달하면서 1999년 닷컴버블 당시 세운 기록을 꺠고 사상 최고치를 다시 세웠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연초 이후 이뤄진 메가딜은 총 47건으로, 미국 금융위기 이전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48건에 바짝 근접했다. 연말까지 이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재차 보류하는 데다 일본과 유럽이 공격적인 부양책을 지속한 데 따라 값싼 신용이 홍수를 이루면서 초대형 M&A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주식 투자자들이 눈덩이 현금을 대차대조표에 묻어둘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것을 경영진에 압박하는 상황도 M&A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 대기업들은 매출액 증가폭 둔화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기업 경영자들은 수익성 둔화를 M&A를 통해 돌파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제약 섹터와 통신 및 소비재 섹터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같은 메가딜의 활황이 지속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1997~2000년과 2005~2008년 기업 M&A 시장의 활황이 주가 급락과 함께 정점을 맞았다. 과거 사이클이 이번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의 폴로 페레이라 파트너는 “대부분의 기업 M&A가 전략적으로 합당해 보이지만 사이클이 꺾이는 상황을 맞을 때 한 차례 테스트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합병 구조가 점차 복잡한 형태를 보이고 있고, 이 때문에 감독 당국의 조사와 승인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례로, AB 인베브가 SAB 밀러를 최종 인수하기까지는 1년 이상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유비에스(UBS)의 마크 앤서니 휴리언 미국 M&A 헤드 역시 “대어급 M&A는 통상 합병 사이클이 정점에 도달했을 때 이뤄지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이번 M&A 시장 사이클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고, 과거 두 차례의 슈퍼 사이클에 비해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BC 캐피탈 마켓의 비토 스퍼듀토 미국 M&A 헤드 역시 “내년 M&A 시장이 올해에 비해 다소 둔화될 수 있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 이상의 딜이 이뤄질 것”이라며 “전반적인 경제 성장과 기업의 유기적 이익 증가가 부진한 만큼 기업들이 M&A를 통한 돌파구 마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