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표에 줄리 비숍 외무장관…당 분열 우려 여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토니 애벗 호주총리가 집권 자유당 내 신임 투표에서 패배해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말콤 턴불 신임총리(좌)와 토니 애벗(우) <출처=구글> |
지난 2013년 9월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직에 올랐던 애벗은 지작년 11월 빅토리아주와 올해 1월 퀸즐랜드 주 지방선거에서 모두 패배한데다 작년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MH370편 실종과 시드니 카페 인질극 대응 등에 있어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임 압력을 받아 왔다.
야당인 노동당이 1년 넘게 여론조사에서 자유당-국가당 연립정부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여온 점도 애벗 총리의 입지를 흔들었다.
턴불 장관은 자유당이 야당이던 2009년 당시 당대표 선거에서 애벗에게 한 표 차이로 패배했던 인물로 그간 자유당 대표 1순위로 꼽혀왔다.
당 대표 선출에 턴불은 리더십의 부담이 상당히 무겁다면서도 "완전한 자유당 정부"를 만들고 자유와 개인, 시장을 위한 새로운 경제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로써 애벗 총리는 지난 2010년 노동당의 케빈 러드와 2013년 줄리아 길라드에 이어 임기를 끝내지 못한 채 당내 반대파에 축출된 총리로 기록됐다.
이날 선출 투표에서 줄리 비숍 외무장관은 케빈 앤드루스 국방장관을 70대 30으로 제치고 부대표를 맡게 됐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턴불이 근소한 차로 승리한 데다 자유당 내 분열이 깊어 정치적 불안정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시드니대학 피터 첸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당 내 중도우파 의원들은 턴불을 진짜 싫어한다"며 "그가 총리직을 잘 수행한다면 정치적 불안정은 다소 가라앉겠지만 당은 여전히 분열된 상태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