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가전, 전력효율 개선으로 대부분 과세 제외…고화질 대형TV는 가격인하 전망
[뉴스핌=추연숙 기자] 내년부터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폐지한다는 방침이 발표되면서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TV 등 생활가전에서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전업계에선 에어컨·냉장고·세탁기 등 백색가전은 개소세 해당 제품이 거의 없어 효과가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다만 고화질 대형 TV는 실질적인 가격 인하가 기대된다.
정부는 6일 '2015년 세법개정안'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대용량(에너지 다소비)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폐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정부는 "물가상승 및 소득수준 향상, 소비가 보편화된 점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이상을 제외, 일정 소비전력량 이상의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TV 등에 5%의 개별소비세가 적용돼왔다.
개별소비세란 일종의 '사치세'다. 사치성 물품의 소비를 억제하고 건전한 소비를 진작한다는 취지로, 과거 '특별소비세'로 불리던 세금이다.
가전제품에선 '전기 많이 먹는' 에너지 다소비 제품을 대상으로 주로 부과해왔다. 그간 업계에선 가정 내 필수품이나 다름없는 가전제품에 사치세가 붙어, 가계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국내 가전업계에선 내년부터 시행되는 개별소비세 폐지로 TV 제품의 표시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백색가전에선 이미 대부분 기준 이하의 소비전력 달성으로 과세 대상 제품이 많지 않았다. 삼성전자 SUHD TV, LG전자 트롬 트윈워시 세탁기, 삼성전자 스마트에어컨 Q9000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각 사> |
국내 가전업계에선 이번 조치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과세 대상에 해당되는 제품이 많은 TV제품에서 4~5% 정도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65인치 이상 대형 TV는 현재 대부분 과세 대상에 포함되고 있다"며 "내년부터 폐지가 시행되면, 주력 제품인 초고화질 대형 TV 제품군에서 가격 인하로 인한 수요 진작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백색가전군에선 개별소비세 폐지로 인한 효과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미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은 소비 전력이 대폭 낮아져 대부분 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0년 가전 개별소비세 도입 이후, 백색가전 업계에선 인버터 컴프레서 등 기술을 도입해 전력 효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며 "이전에 과세 대상이던 제품들이 단종되고, 전력 효율이 개선된 새 제품이 출시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과세 대상 제품은 거의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삼성전자가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판매하는 백색가전 제품 중에선 과세 대상 제품이 없다. 기업간 거래(B2B)로 거래되는 빌트인 대형 냉장고에서 2개 모델 정도로, 전체 제품군에서 그 비중은 매우 작다.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에어컨 Q9000,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 등 국내 주력 제품은 에너지효율 1등급보다도 높은 '프론티어' 등급이다.
다만 이번 조치로 저소득층에서 백색가전 구매 시 세부담률이 소폭 낮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에너지효율등급이 5등급 수준인 저가형 제품 일부에 개별소비세가 붙는 역설적인 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200~300만원대의 고급 냉장고는 전력 효율 개선으로 개별소비세가 0원인 반면, 오히려 100만원대의 저사양 냉장고에 5~6만원의 개별소비세가 붙는 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존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에 해당한 제품 대부분이 중산층 이하에서 보편적으로 구매하는 모델들이다. 에어컨 15평, 냉장고 630L, 세탁기 15kg, 50인치 이하 TV 등 서민 수요 제품도 일부 과세 대상인 경우가 있었다"며 "내수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개별소비세 폐지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평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