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0~80%, 인건비·임대료…상가 임대료 무섭게 올라 걱정
[뉴스핌=한태희 기자] # 서울 여의도 국회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사장인 동시에 주방장이고, 서빙 직원이다.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김 씨가 요리하고 직접 손님에게 음식을 내놓는다.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김밥·라면·쫄면·만둣국 등을 팔아 버는 돈은 월 1800만원.
1800만원에서 뺄셈이 시작된다. 식자재 비용이나 전기요금, 물값을 우선 제쳐둔다. 아르바이트 2명에게 줄 300만원도 따로 떼놓는다. 상가 임대료로 낼 350만원을 빼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200만원 남짓. 하루 14시간 꼬박 한달을 일한 결과다.
200만원 되는 소득도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상가 임대 계약이 끝나기 때문이다. 재계약시 임대료를 올려줘야 할 생각에 김 씨는 머리가 아프다. 김씨는 "가게를 열 때 5년 계약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는데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내년 최저임금 상승이 결정된 상황에서 상가 임대료가 소상공인을 짓누르고 있다. 매달 버는 돈은 늘지가 않는데 상가 임대료는 무섭게 오르고 있어서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서울 주요 상권의 상가 임대료는 5% 넘게 올랐다. 신사역(7.9%), 압구정(5.8%), 삼성역(5.4%), 강남역(4.2%)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신촌권에서는 홍대 주변이 전 분기 대비 1.9% 상승했다.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연면적 165㎡되는 상가를 운영하려면 평균 보증금 3406만원에 월 임대료로 180만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상가 권리금은 별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최저임금 상승은 실제 상승폭보다 크다. 가뜩이나 높은 임대료를 내기도 힘든데 최저임금 마저 오른다 하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 상가 주인 앞에서 '을'일 수밖에 없는 소상공인이 최저임금 인상에 극구 반대하는 이유다.
소상공인연합회 김문식 부회장은 "업종이나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임대료와 인건비 비중이 50~80%에 달한다"며 "둘 중 하나라도 떨어지면 부담이 줄어들텐데 인건비도 오르고 임대료도 오르니 죽을 맛"이라고 한탄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소상공인 월 평균 매출액은 877만원이다. 인건비와 상가 임대료 등을 뺀 평균 순이익은 187만원으로 확 떨어진다. 특히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은 보증부 월세 또는 월세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인테리어경영자협회 관계자는 "은행에 이자를 주든 뭘 하든지 간에 내 건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그나마 낫다"며 "인건비를 올려주고 싶어도 임대료도 생각해야 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입 업종별 단체장 30여명은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소상공인 생존권 보호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