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폴 싱어 회장 전면에 내세운 입장은 처음
엘리엇 측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폴 싱어 회장은 지난 2002년 월드컵 기간에 ‘붉은악마’ 복장을 한 채로 '한국 vs 독일'전에서 한국을 응원 했다"며 당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현재 엘리엇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넥서스의 이재우 변호사(사진 왼쪽부터), 최영익 변호사, 싱어 회장, 그의 아들 고든 싱어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네 사람 모두 'Be the Reds'라고 적힌 한국 응원복 차림이다.
지난 2002년 6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한·일 월드컵 독일전 당시, (왼쪽부터)이재우 변호사, 최영익 변호사, 폴 싱어 엘리엇 매니지먼트 회장, 그의 아들 고든 싱어가 한국 응원을 상징하는 붉은 색 차림을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엘리엇 측은 "싱어 회장은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진출을 하자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한국에 가서 직접 경기를 보고 한국을 응원하고 싶은 일념으로 오로지 한국 vs 독일 전을 관람하기 위해 뉴욕에서 한국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합병건과 관련해 엘리엇이 회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엘리엇은 회사 측의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지만, 폴 싱어 회장이 직접 관계가 돼있다는 사항은 밝힌 적이 없었다. 엘리엇 홍보 관계자는 "전한 내용은 폴 싱어 회장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13년전 사진까지 공개한 것은 최고경영자인 싱어 회장이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는 것을 밝히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외산 자본의 '먹튀(이익만 챙기고 빠져나감을 이르는 말)' 논란, 한국 경제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제기되자 이를 적극적으로 해명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또 사진에서는 싱어 회장이 직접 이 변호사, 최 변호사와 십수년에 걸쳐 친분을 맺어왔다는 점도 읽힌다.
한편 이날 삼성물산은 13일 자 전국 100개 이상 매체와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 '삼성물산 주주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대대적인 광고를 냈다. 주총을 4일 앞두고 마지막 여론전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 광고에서 삼성물산은 "엘리엇이 합병 주총을 무산시키려 합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미래가 방해받아서야 되겠습니까. 주식 단 한 주라도 위임해 주시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라고 주주들에게 호소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