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주요 아파트, 상반기 월셋값 40만원 안팎 상승..재건축 이주수요도 영향
[뉴스핌=이동훈 기자] 강남권 아파트의 월세 거래가 늘어나자 월셋값이 역대 최고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세입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주택형은 올해 들어 월셋값이 30% 넘게 뛰어 오른 것. 세입자의 연간 주거비 부담은 더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강남권 주요 아파트의 월셋값은 40만~50만원 상승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의 전용 84.9㎡는 보증금 9억원(중층)을 기준으로 지난 1월 월세가 90만~100만원에서 지난달엔 150만원으로 올랐다. 불과 6개월새 50%가량 월셋값이 올랐다.
월셋값이 높아지자 보증금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엔 보증금이 3억~5억원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7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자료=서울시 거래정보 및 중개업소 시세 |
같은 기간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의 전용 114.4㎡는 보증금 5억원을 기준으로 월세가 200만원에서 최고 240만원으로 뛰었다. 송파구 랜드마크인 잠실동 ‘리센츠’, ‘트리지움’ 등도 월세가 20만~30만원 올랐다.
반포역 인근 성원공인 김성준 사장은 “지난해부터 전세 거래는 거의 사라지고 월세 거래가 일반화되는 분위기”라며 “직장인 및 학군 수요로 강남지역의 아파트 월셋값이 상반기 동안 30만원 안팎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파트 매매 거래는 한풀 꺾였지만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의 월세 거래는 여전히 뜨겁다. 강남구는 지난달 아파트의 월세 거래가 545건이다. 전달(501건)대비 8.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277건)과 비교해선 2배 정도 뛰었다.
서초구는 월세 거래가 지난달 508건으로 전달(478건)대비 6.2% 증가했다. 송파구도 월세 거래가 388건에서 418건으로 7.7% 늘었다.
강남 재건축 단지의 이주 수요도 월세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전세 아파트를 찾지 못한 이주 수요가 비슷한 생활권 지역에서 월세로 눌러앉은 경향이 있어서다. 월세 매물이 늘고 있지만 수요 또한 크게 증가해 강남지역의 월셋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시각이 있다.
부동산 투자자문사 리얼인베스트먼트 김지호 실장은 “강남권은 월세 수요층이 탄탄한 데다 최근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도 늘어 월셋값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월세 시장을 대체할 만한 주택 유형이 없다는 점에서 이같은 현상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