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 <1> 유럽 주식, 그리스 악재를 투자 모멘텀 삼아야
[편집자] 이 기사는 6월 20일 오전 8시 48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편집자] 유럽의 미운오리새끼 그리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QE) 수혜대상으로 꼽히던 유럽주식시장은 이달 들어서만 3% 뒷걸음질쳤다. 그리스 증시는 17% 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발 악재로 조정을 보이고 있는 현시점이 역발상 투자에 나설때라고 강조한다. 그리스의 디폴트를 가정한 최악의 상황을 금융시장이 반영하고 있어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뉴스핌은 유럽의 주식부터 펀드,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역발상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자 한다.
[뉴스핌=이에라 기자] 지난 18일(현지시간)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구제금융 협상을 가졌지만 합의를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2일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해 다시 한번 협상의 길을 열어뒀다.
그리스는 채권단과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등을 위한 개혁안을 놓고 5개월째 진통을 앓고 있다. 이번 달 30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원 유로를 상환해야 하는데, 지원금을 받지 못할 경우 디폴트는 불가피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아직 추가 협상 여지가 남아있는데다, 그리스 부채도 민간 비중이 낮아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유미 BN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중앙은행이 그리스 은행의 긴급 유동성 지원 자금을 증액하며 유동성 부족 우려를 낮추고 있다"며 "그리스의 부채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든만큼 여타 지역의 부정적 영향도 이전보다 제한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케니 폴카리 오닐(O'Neil) 증권 담당이사는 "그리스 은행들이 월요일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이번 주말 긴급 정상회담 막판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채권단이 제시한) 합의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 시장 역시 그리스 디폴트를 가정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크로스에셋전략 팀장은 "디폴트 리스크를 나타내는 그리스 신용부도스와프(CDS)가 크게 높은 수준"이라면서도 "시장의 반응 상황을 보면 디폴트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팀장은 "디폴트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시장이 이렇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디폴트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유럽 주식, 매수 기회로 봐야"
전문가들은 그리스 우려에 꺾인 유럽 주식시장의 펀더멘털에 대해 접근해볼 것을 권유했다. 양적완화(QE)라는 유동성 호재에도 그리스 악재에 주춤한 시장의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올해 유로스톡스50지수는 9.66% 상승했지만, 이번 달 들어 3% 이상 급락했다. 그리스 증시는 이달 들어서만 17.20% 급락하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다만 독일, 프랑스 증시는 2%대, 4%대로 낙폭이 그리스 대비 크지 않았다.
김일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 주식에 부정적 환경은 그리스 이슈 뿐"이라며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유럽 주식을 매수할 기회"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슈가 잠잠해지면 그 다음 주목해야 할 곳은 유로존 전체"라며 "유로존 주식의 기업이익 추정치가 2년여간의 횡보세를 마무리하고 빠르게 상향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팀장은 "유럽은 정책 주입이 계속되는 곳"이라며 "주식이 고점 대비 10% 하락한 시점이라 분명 투자 메리트는 있다고 볼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보다 조금 더 하락하면 저점 매수 기회로 볼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리스 디폴트가 발생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유럽 현지 브로커들도 최근 국내 증권사 해외주식영업팀에 그리스 이벤트 발생을 염두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디폴트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발생할 경우 결제시한이나 매매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공지한 것이다.
이용훈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은 "현지에서 그런 리스크에 대해 주의( warning)를 줬다는 점만 보더라도 과거와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다"며 "만약 디폴트가 난다면 시장에서 많은 대비를 했다고 해도 충격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유럽 주식형펀드 돈 몰려...3달간 1조원 유입
국내 기관도 유럽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긍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유럽 주식 비중 확대를 유지했다. 한위 애널리스트는 "유럽은 유럽중앙은행(ECB) 완화 통화정책으로 유로존 시중 통화량 증가율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유로존 내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에서는 유럽 주식형펀드나 하이일드펀드, 상장지수펀드(ETF)를 투자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5개 유럽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49%이다. 글로벌펀드 평균 성과(4.85%) 보다 높다. 최근 1개월과 3개월 성과는 각각 -2%, -3%대로 손실을 내고 있지만 자금은 계속 유입 중이다.
유럽펀드에는 최근 한달간 1589억원이 순유입됐고, 3개월 동안에는 1조원 이상이 들어왔다.
유럽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피델리티 유럽 하이일드펀드가 대표적인 상품이다. 유럽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ETF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MSCI독일(합성)ETF는 MSCI 저머니(독일) 지수를 기초지수로 활용한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