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회복 여부 판단해야
[뉴스핌=우동환 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시장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 비중이 큰 현대차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시 호조에 따라 여타 업종들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대차 주가는 겨우 바닥에서 벗어났을 뿐 아래 쪽에서 요지부동처럼 보인다.
증권가에선 현대차가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에 공감하면서도 먼저 실적개선 흐름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쟁사 대비 싸보이지만 실제 담는 것은 3분기께 실적 회복 여부를 본 뒤 판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오전 2시 18분 현재 전날대비 3500원(2.1%) 오른 17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해 9월 18일 이후 20만원 밑으로 내려간 뒤 좀처럼 회복을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의 주가는 올해 1.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100선을 목전에 두며 9% 대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가 아니라면 코스피지수는 더 크게 날아올랐을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3일 발표되는 현대차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목표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 KDB대우증권이 현대차의 목표가를 기존 21만5000원에서 20만2000원으로 6% 낮춰 잡은 데 이어 유안타증권과 유진투자증권 역시 20만원과 21만으로 각각 13%와 8.7%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1분기 영업익과 매출액 평균 컨센서스는 1조 7503억원과 21조 5837억원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9.7%, 0.3% 감소한 수준이다.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는 신차 부재에 따른 재고 증가와 출하 부진, 인센티브 비용의 증가 그리고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의 요인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 비용이 증가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미국 시장에서 7만5019대를 판매해 월별 최다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등 기아차와 합해 북미 시장점유율을 8.7%로 끌어올린 바 있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완성차 업체들은 출하 부진과 인센티브 확대, 유로화 약세라는 '3중고'를 겪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인센티브 강화는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지속됐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매출 차감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중고차 잔존가지 훼손 등으로 신차 가격 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실적 반등이 하반기에나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가도 그에 맞춰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분기 아반떼 등의 신차 출시를 기점으로 실적 모멘텀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가 최근 현대차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다이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가 미국과 유럽에서 볼륨 모델인 신형 투싼 모델을 투입하는 2분기부터 실적이 반등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3만원을 제시했다.
다이와증권은 "현대차의 주가수익배율(PER)은 5.8배 수준으로 지난 3년간 평균인 5.7~9.0배와 글로벌 경쟁사들의 평균인 10.7배를 고려하면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의견에 대해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하락이 멈춰야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반떼 등 신차가 출시되는 3분기 정도에나 회복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대차의 평가 가치는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하면 싼 편이지만, 이익이 계속 감소하고 있을 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싸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주가 추이> |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