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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러시아, 맞잡은 손…푸틴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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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 그리스 지원안 무산…EU 대러 제재 연장 '적신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유럽과 각각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그리스와 러시아 양국 정상의 만남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앞서 예상됐던 직접적인 협력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번 회동을 통해 러시아만큼은 확실한 이득을 챙겼다는 평가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함께 했지만 그리스 자금난을 해소할 만한 직접적인 지원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그리스가 러시아에 대한 서방제재 반대 쪽에 힘을 실어주는 대가로 러시아가 금전적 지원에 나설 것이란 의혹을 일축하며 "그리스는 우리에게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에서 그리스는 자금지원 혜택을, 러시아는 서방제재 해제 압력 강화라는 효과를 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자는 가시적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반면 후자의 경우는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 대표 간 어떤 막후 논의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유럽 내에서 EU에 대한 반대 입장을 함께하는 동지를 만난 것이 러시아에게는 중요한 정책적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라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역시 그리스와 구제금융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EU가 푸틴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전략적 선물을 건넨 것이라며 그리스와 러시아의 만남이 러시아에 이득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8일 크렘린에서 마주보며 웃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EU, 러시아 제재 연장 '빨간불'

치프라스와 푸틴의 만남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연장을 준비 중인 EU에는 골칫거리다.

EU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가 만료되는 7월 전까지 제재안 연장안을 통과시키고자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28개 EU회원들이 만장일치로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하지만 EU 내부에서 러시아 제재 반대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그리스까지 반대에 합세하게 되면 제재 연장은 그만큼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 정치과학자 알렉세이 마티노프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그리스뿐만 아니라 헝가리와 체코 역시 러시아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EU 회원국 내 상당수 관계자들이 반대 입장이나 다만 그 같은 주장을 공개적으로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치프라스 총리는 EU 회원국으로서 EU내 모든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면서도 "서방국의 러시아 제재가 러시아와 서방 간 신냉전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감해진 EU를 의식한듯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번 만남을 서방제재 해결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 "우리는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EU 회원국을 이용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 그리스, 자금난 해결 여전히 '요원'

이번 만남으로 그리스가 손에 쥔 직접적인 혜택은 없다.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조치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취한 농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그리스에게는 풀어줄 것이란 전망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어떠한 국가에 대해서도 예외를 둘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대신 러시아에서 터키를 거쳐 그리스를 통해 유럽으로 가스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터키 스트림' 개발 프로젝트 협력을 통한 간접 지원 방안은 마련됐다.

푸틴 대통령은 프로젝트와 관련해 그리스에 대출을 해줄 수 있는데 이것이 그리스 채무상환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양측은 프로젝트를 통한 그리스 일자리 창출 및 투자 촉진이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간접 지원으로 그리스가 당면한 구제금융 위기를 완전히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러시아가 자체적인 경제 위기를 마주한 만큼 그리스 지원에 나설 여건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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